러시아월드컵 F조 3라운드 독일전에서 한국이 승리한 직후부터 멕시코의 환호성이 끊이질 않고 있다. 멕시코 국민들의 한국을 향한 고마움과 즐거움이 SNS를 가득 메운 가운데, 어김없이 발생한 인종차별적인 글들이 국내 네티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한국은 27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 리그 최종 3차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김영권, 손흥민의 연속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비록 한국은 1승2패(승점3)로 3위를 마크,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팀 가운데 사상 최초로 본선에서 '디펜딩 챔피언'을 꺾은 팀이 됐다.

같은 시간 스웨덴에 3-0으로 지고 있던 멕시코 축구 팬들은 한국의 승리 소식을 전해듣고 환호했다. 한국이 독일을 상대로 승리한 덕분에 멕시코가 토너먼트에 진출하여 16강 티켓을 따냈기 때문이다.

이후 멕시코 네티즌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SNS에 'Vamos Corea'라며 한국을 향한 응원과 감사함을 표하고 있다. 또한 한국이 독일을 이겨 멕시코가 16강에 진출하게 된 상황을 무수한 짤로 표현해 인터넷상에서 공유하는 등 즐거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멕시코에서 일을 하고 있는 한국인 직원이나 한국 관광객들을 들어올려 헹가래 치는 모습을 찍어 올린 영상도 이목을 모았다. 기쁨에 겨운 나머지 한국 대사관까지 찾아가 기뻐하는 모습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처럼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논란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일부 멕시코 국민들이 눈을 양옆으로 찢거나 합장을 하는 동양인 비하 제스처로 사진을 찍으며 한국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의 승리에 기쁜 나머지 이같은 사진을 찍은 것이겠지만, 엄연한 동양인 비하 제스처이기에 국내 네티즌들의 속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하지만 불굴의 민족 대한민국이다. 모두가 질 거라 예상했던 독일전도 2-0으로 이긴 투지의 민족 아니던가. 한국 네티즌들은 인종차별을 행한 멕시코인들의 SNS에 찾아가 #racist #racism 해시태그와 함께 인종차별을 비난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이에 초반에는 깜짝 놀라 "나는 인종차별을 한 게 아니다"라며 부정만 하던 일부 멕시코 네티즌들도, 한국 네티즌들의 거침없는 댓글 폭격에 결국 사진을 내리며 "한국인들에게 미안하다"는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한국은 독일을 상대로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동시간대 진행된 멕시코와 스웨덴 전에서 스웨덴이 3-0으로 멕시코를 꺾어 아쉽게도 16강 진출 고배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