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임윤아, 김주헌 주연의 MBC 금토 드라마 ‘빅마우스’가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둔 가운데 올해의 히트작 중 하나로 자리잡으며 반응이 뜨겁다.

'빅마우스’는 닐슨코리아 기준 최고시청률 12%를 기록하며 꾸준히 두 자릿수 시청률로 인기를 입증했다. 웨이브, 디즈니+ 등 드라마가 제공되는 OTT서비스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빅마우스’라는 드라마는 명작의 반열에 오를 작품은 아니다. 소재 자체는 흔할뿐더러 반전이나 이야기 구조의 완성도가 매우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빅마우스’를 보게 하는 이유는 두가지다. 시청자들이 몰입하게 하는 ‘속도감’과 명품 배우진 때문이다.

‘빅마우스’는 쉴 새 없이 사건, 또 사건이 이어진다. 드라마 중반부까지는 ‘빅마우스 찾기’라는 대명제를 두고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정치적 대결이 빠르게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스토리를 질질 끄는 일 없이 몰아쳤다. 한 화에서 여러 가지 사건이 동시에 벌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예외적으로 길었던 정채봉(김정현) 일당의 재판 사건조차도 공지훈(양경원)과 장혜진(홍지희) 측과 박창호 측의 반전을 동시에 선사하며 호흡을 끌어당겼다.

최근 화에서 이어진 박창호와 박윤갑(정재성)의 결탁 장면도 예측하기 쉬운 반전이었으나 이를 의식한 듯 바로 생존 사실을 밝히고 다음 작전으로 넘어가며 분위기를 환기하는 모습으로 영리함을 드러냈다.

‘빅마우스’는 이렇듯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만큼의 고품격 반전과 스토리를 구사하지는 않지만, 시청자가 자신이 느끼던 카타르시스를 의심하기 전에 또 다른 것을 부여하는 식으로 몰입감을 제공하고 있다. 드라마가 양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공중파로서 최적의 선택일 수 있다.

한편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배우들의 열연이다. MBC ‘W’ 이후 오랜만에 장르물로 안방극장을 찾은 이종석은 준수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아무것도 없지만 말 하나로 판을 휘어잡는 박창호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만들었다. 특히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보여줬던 고통받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간의 경력을 통해 진일보한 모습으로 표현, 더욱 몰입감을 줬다.

최도하 역의 김주헌도 가해자에 휘둘리는 듯한 초반과 다르게 대반전을 선사하며 사건에 중심에 서는 모습을 카리스마 있게 보여줬다. 절제된 초반부터 폭주하는 후반까지 최도하의 ‘투페이스’ 같은 면모를 중후한 비주얼과 목소리로 담아냈다.

공지훈 역의 양경원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공지훈이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보면 ‘빅마우스’라는 드라마에서는 순수한 피해자로 시작했기 때문에 스토리라인에서 겉돌 수 있었다. 양경원은 그런 공지훈을 시청자들이 절대 잊을 수 없도록 광기 그 자체를 담아 연기했다. 실리를 위해 적군과 아군을 오가면서도 ‘똘끼’를 감추지 않는 그를 미워할 수가 없게 만든다.

‘빅마우스’는 종영까지 2회를 남기며 스토리라인이 모두 정리됐다. 남은 것은 해결 단계로, 제작진이 어떻게 또 ‘몰아치는’ 엔딩을 보여줄지가 기대처다. 그리고 그 속에서 벙러질 배우들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도 기대를 모은다.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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