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가 지난 5일 막을 올린 이후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수요일 저녁 진행된 개막식 이후 목요일을 거쳐 금요일 낮까지는 평일임을 감안해 조금은 한산한 분위기였으나 금요일 저녁을 기점으로 훨씬 많은 영화 팬들이 현장을 찾고 있다. 

BIFF는 ‘팬데믹 극복 후 정상 개최’를 포인트로 짚었던 만큼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모양새다.

개막식에는 사회자로 선정된 배우 류준열과 전여빈을 필두로 박해일, 변요한, 신하균, 송강호, 한지민, 한예리 등 내로라 하는 배우들과 이준익, 김한민, 고레에다 히로카즈 등 거장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특별 초청된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 양조위까지 함께하며 의미를 더했다.

또한 개막식을 제외하면 영화제의 첫날이었던목요일에는 양조위와 ‘아바타: 물의 길’의 존 랜도 프로듀서가 각각 행사를 진행해 인상깊은 스타트를 끊었다. 화제가 되는 인물들을 앞에 배치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두 사람은 해외의 거물급 인사들로서 BIFF에 찬사를 더하며 상승하고 있는 국제적 입지를 국내 시네필들이 역으로 체감하게 하기도 했다.

주말로 접어들며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진행된 ‘미드나잇 패션’ 상영조차 매우 늦은 시간임에도 상영관인 영화의전당 하늘극장이 가득 찼고, 토요일인 오늘(8일)은 이른 오전 상영되는 기대작들까지 전날 예매가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매진을 기록하며 순항을 입증했다.

이어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브로커’와 ‘20세기 소녀’의 연이은 오픈토크에는 객석이 모자라 서서 배우들을 보려는 팬들이 무리짓기도 했다. 특히 ‘브로커’의 이지은은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함성을 동원하며 큰 인기를 실감케 하기도 했다.

이번 BIFF의 가장 큰 수혜를 받은 작품으로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꼽힌다. 지난 7일 동반 진행된 부일영화상 시상식에서 주연 박해일과 탕웨이가 각각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여기에 최우수작품상의 영예까지 안으며 가장 큰 상 세 가지를 독차지하며 시상식을 휩쓸었다. 쟁쟁한 후보들을 모두 물리치고 달성한 3관왕이기에 의미가 깊다.

한편 올해 BIFF 초반부의 열기에는 지난해 신설된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받은 OTT 기반 작품들의 공이 컸다. ‘커넥트’, ‘몸값’, ‘욘더’, ‘글리치’, ‘약한영웅 Class 1’ 등 대부분의 초청작들이 기본적으로는 장편 영화가 아닌 화가 나뉜 드라마이기에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으나, 이들을 포용하는 영화계의 결단 아래 확대된 섹션에 믿고 보는 배우들이 총출동하며 BIFF를 이끌었다.

이들은 작품의 개별적인 평도 나쁘지 않았다. 영화제에서는 전체 분량 중 초반 3화만을 틀어주는 구성으로 상영을 했음에도 작품마다 매진이 이어졌고, 관객과의 만남마다 ‘다음이 기다려진다’는 반응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특히 ‘약한영웅’의 경우에는 전 회차 매진으로 추가상영까지 결정했다. 여러모로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제 막 초반을 지남에도 여러모로 돌아온 활기를 보여주고 있다. 오늘(8일)을 시작으로 더 많은 작품들의 상영과 한지민, 강동원, 하정우, 이영애 등이 등장하는 ‘액터스 하우스’ 등의 행사가 시작되며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다. BIFF가 순조롭고 활기찬 한 주를 보낼 수 있을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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