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연 째를 맞은 뮤지컬 ‘스위니토드’에서 주인공 토드를 흠모하는 여인이자 범죄의 협력자인 파이집 주인 ‘러빗 부인’ 역으로 분한 배우 전미도와 17일 서초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스위니 토드는 저에게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는 작품이에요. 관객들이 좋아해준다는 느낌이 현장에서 느껴졌죠. 재연 당시 불참하게 돼서 아쉬웠는데, 삼연 째에 러빗으로 다시 참여하게 돼서 기뻐요.”

5년만에 러빗 역으로 돌아온 전미도는 “여섯살을 더 먹고 나니 러빗이라는 인물에 대해 더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다”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배역에 대해 “단순히 코믹적으로 이해했던 부분이 인간적으로 이해된다”며 “러빗이 선택들은 토드와의 미래를 꿈꾸는 욕망 때문이다. 혼자 파이가게를 운영해 오며 그도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지 않았을까.”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전미도는 광기가 어리고 수다스러운 러빗 역을 좀더 인간적으로 표현하고자 애썼다고 밝혔다.

“초연때 만든 기본을 가져가되, 보는 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하고자 했어요. 인육파이 만드는 사람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나 싶지만요(웃음). 지금 보니 러빗이 싸이코패스거나 정신병자같이 보이지 않는 부분도 있어요. ‘스위니 토드’의 이야기 안에서 그의 선택은 절박함에서 나왔다는 느낌이 있었죠.”

이어 그는 러빗을 연기하며 “평소에 드러내지 못하는 것을 보여주는 역할을 해야 하니 통쾌하다”며 일반적인 여자 주인공 역할들과 다른 러빗의 캐릭터성에 만족감을 표했다.

“제 ‘러빗’은 악함과 사랑스러움, 인간다움을 적절히 섞는 것을 추구해요. 러빗이 선택한 것들은 결국은 아주 악한 것들이지만, 그 선택에 도달하기 까지는 아주 인간적이죠. 어떤 면에서는 사랑스럽게 보여야 하기도 하고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처럼 만들고자 했죠.”

‘인간적인’ 러빗을 표방하듯 전미도는 ‘스위니토드’ 자체에 대해서도 현실과 연관짓는 해석을 했다. 그는 본작이 ‘먹고 사는 문제, 욕망과 이기심’을 부각한다고 말하며 “시대와 상관없이 이런 부분은 항상 있고, 그걸 ‘스위니토드’가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고 평했다.

한편 전미도는 1막 마지막에 토드와 함께 7분여간 부르는 ‘a little priest’를 가장 기대해달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그는 “연습 때도 반응이 가장 좋았고, 내가 까불고 노는 건 본 적이 별로 없으실 것 같다”고 말하며 웃음지었다. 그리고는 거장 스티브 손드하임의 작품에 참여한 감상을 전했다.

“손드하임의 작품은 인간의 드러나지 않는 심리나 본성을 꼬집어요. 누가 좋은 사람이고 나쁜 사람인지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인간상을 그려내죠. 대본만큼 음악도 정교하게 짜여 있어요. ‘이 뉘앙스를 전하기 위해 이 음을 붙였구나’ 알 수 있죠.”

②에서 계속됩니다.

사진=오픈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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