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국민 장수 레이싱 게임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이하 ‘카트라이더’)가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정확한 날짜와 후속 대책은 나오지 않았지만 대략 내년 상반기에 게임계 무대에서 퇴장하게 됐다.

이번 ‘카트라이더’의 서비스 종료는 후속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이하 ‘드리프트’)의 출시 때문이라고 파악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카트라이더’를 즐겼던 게이머들은 ‘아름다운 이별’과는 거리가 먼 것을 하고 있다.

‘카트라이더’는 19년차 국내 대표 레이싱 게임이다. 현재 젊은 층에서 ‘카트라이더’를 플레이해보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것이 더 힘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기에 지금도 주류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엄연한 현역 게임이다. 리그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고, ‘카트라이더’를 주력으로 삼는 크리에이터들도 있다. PC방 점유율도 아직 20위 안에 머물며 손을 놓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서비스 종료 결정은 공식 공지도 아닌 한 매체의 단독 보도를 통해 먼저 알려졌고, 이 직전까지도 게임 내에는 종료를 의식하지 않는 듯한 패치를 이어왔다. 덕분에 남은 팬들과 프로게이머들은 순식간에 소중한 게임이 ‘시한부’가 되는 꼴을 맛봤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2’나 ‘서든어택 2’와 같이 기성 게임의 IP를 이용한 후속작을 내놓은 경험이 다수 있다. 이들은 모두 처절한 실패를 맛보며 게임사에 타격을 가져왔다. 그리고 이 손해를 메운 것은 기존 원작들의 공이 컸다. 그런 넥슨이 ‘드리프트’ 출시를 앞두고 아직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카트라이더’의 명줄을 끊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

한편 이번 ‘카트라이더’ 사태는 최근 있었던 ‘오버워치’ 사태와도 비견된다. ‘오버워치’도 ‘오버워치 2’의 출시와 동시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이 쪽도 최초 발표 당시 반응이 거셌으나, ‘오버워치 2’가 게임성을 그대로 계승하며 사실상 ‘대형 업데이트’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에 무료로 출시되며 불안을 잠식시켰다.

하지만 ‘드리프트’는 원작 ‘카트라이더’가 너무 오래된 탓에 게임의 근간인 엔진부터 교체해 제작됐고, 개발진은 애초부터 ‘다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즉 새롭게 출시될 ‘드리프트’는 우리가 알던 ‘카트라이더’와는 다소 다른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원작 ‘카트라이더’의 유저층이 새 게임에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쟁점은 게임사가 오랜 시간 ‘카트라이더’를 아껴온 유저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는 점이다. ‘드리프트’의 성공은 아직 미지수이나, 서비스 종료 전까지 기존 ‘카트라이더’의 팬들을 위한 적절한 후속조치가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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