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를 향한 논란이 뜨겁다.

사진=전주국제영화제
사진=전주국제영화제

지난 14일 전주국제영화제는 신임 집행위원장에 배우 정준호를 임명했으며 이후 영화제를 2인의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준호의 선출 이유는 ‘대중성’ 확보였다. 영화제 측은 시네필의 사랑을 받는 영화제로 성장했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은 영화제라는 견해가 공존한다며, 정체성 확립과 대중성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언뜻 보면 좋은 취지로 진행된 임명이지만, 영화인들과 영화제 간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며 이슈가 되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이사회진 중 영화계 인사인 배우 권해효와 방은진 감독, 한승룡 감독이 정준호의 임명에 극구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것.

세 영화인은 정준호의 국제영화제 경험 부족과, 과거 선거 기간에서 보수 정치인 지지 유세에 참가한 점 등을 들어 영화제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포스터
사진=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포스터

하지만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이자 이사장인 우범기 전주시장은 정준호의 임명을 강행했고, 이에 반발해 세 사람은 전원 이사회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표방해오던 가치는 ‘독립’과 ‘대안’이다. 매년 다양성을 가진 작품들을 선보여왔고, 매니아층을 필두로 단단한 지지층을 형성해왔다. 논점은 정준호의 합류가 영화제에 대중성을 부여해 지평과 위상을 넓히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지, 독립과 대안의 가치를 훼손하는 데서 그칠 지에 있다.

한편 정준호의 집행위원장 임명을 강행한 것 자체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 세 영화인의 반박은 반대 사유로 타당했다. 집행위원장 후보로 지명될 만큼 실력과 경험이 풍부한 영화계 종사자도 충분히 있을 것이 자명한 데도 ‘왜 굳이’ 정준호를 자리에 세웠냐는 것이다.

영화는 항상 대중성과 독립성 사이에서 줄을 탄다. 예술 영화와 상업 영화가 명확히 구분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독립과 대안이 독단에 의해 흐려지지 않게, 영화제와 배우 본인의 의사 표현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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