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린다. 그는 최근 '마리 앙투아네트', '지킬 앤 하이드'에 이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까지 연달아 굵직한 작품에 이름을 올리며 뮤지컬계에 완전히 자리잡은 모습이다. 과거부터 탈아이돌 급 가창력을 인정받은 정유지는 이번 작품에서는 춤에 대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쇼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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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지는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샤크파의 리더 베르나르도의 연인이자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정열적인 아니타 역을 맡았다. 이번 작품은 감정과 갈등을 노래보다는 춤으로 많이 표현하면서 연습과정에서도 춤에 할애하는 시간이 많았다. 가수시절부터 춤선이 예쁜 것으로 알려졌기에 이번 작품도 비교적 수월하게 임했을 것 같았지만 그는 춤에 대한 어려움을 털어놨다.

"춤이 너무 힘들고 어려웠어요. 그래서 따로 발레, 현대무용 레슨을 받았어요. 처음에는 발레 기본기가 다져져 있지 않았고, 이후에 의상을 착용하고서는 무거워서 휘청했어요. 매일 공연을 무사히 잘 마쳤다는 기분으로 임하고 있어요."

"춤을 안추던 사람은 아니니까 춤선은 자신있었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 가능성을 보고 캐스팅 해주신 것 같아요. 발레, 현대무용 기본기가 중요했어요. 스트레칭도 잘되어야 하는데 원래 유연한 편이 아닌데 다치면서 더 뻣뻣해져서 허벅지가 다 터져서 멍들고 고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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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지는 이번 작품에 추가캐스팅으로 합류했다. 처음에는 오디션을 하는지 몰라서 기회를 놓쳤지만 다시 찾아온 기회는 꼭 잡으려고 했다. 춤이 중요한 작품인 만큼 오디션은 노래가 아닌 춤을 봤다. 즉석에서 동작을 배워서 오디션에 임했는데 걸그룹과 다르게 현대무용이나 발레를 활용하는 동작이 많아서 어려웠지만 결국 합류하게 됐다.

"영화를 보니 춤이 화려했어요. 오디션은 2~3시간 동안 30초 동안 나오는 '아메리카' 동작을 배웠는데 너무 힘들더라고요. 2일 동안 몸살이 났어요. 오디션에 합격해도 공연을 할 수 있을까 했어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동작들이어서 겁도 났고 기대를 안했는데 감사하게 함께 할 수 있었네요."

춤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됐다. 공연을 올라가고는 좋은 기억이 더 많고 주변 반응이나 관객의 평가도 나쁘지 않지만 경험이 쌓여도 긴장이 더 많이 되고 라이브 상황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현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연습 상황에서의 에피소드를 더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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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이 전부 생소해서 어려웠어요. 연습할 때 안무가가 한번 보여주고 따라 하라는데 저 빼고 다들 잘하더라고요. 춤을 안췄던 사람들은 현대무용이나 발레를 배웠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하나도 못해서 구석에 숨어있었어요. 발레 레슨도 하고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2~3주동안 연습했어요. 근육통이나 몸살이 오면 약도 먹고 2개월 동안 준비했어요. 한계를 느끼고 절망과 좌절도 했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정유지는 극중 커플로 함께 호흡을 맞춘 김찬호, 임정모에 대해서는 "무슨 동작인지 모를 때마다 친절하게 알려주고 답답했을 텐데도 계속 다시 해보면서 도와줬다"면서 감사함을 표현했다. 다른 작품에 비해 노래에 대한 부담은 덜했지만 춤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작품 준비 과정 곳곳에서 묻어났다.

②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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