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바타’의 13년만의 속편 ‘아바타: 물의 길’이 글로벌 흥행수익 9억달러를 바라보는가 하면 국내에서도 550만 관객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전편에 이어 또다시 혁신적인 영상미로 찾아온 ‘아바타’. 그 중심에는 디지털 VFX기업 웨타 FX가 있었고, 이 안에서 한 축을 책임진 한국인 아티스트들이 있었다. 최종진 CG 슈퍼바이저와 황정록 시니어 아티스트다.

“저는 모델링, 셰이딩, 라이팅 등 CG 전반의 퀄리티를 책임졌습니다. 예산의 제약 없이 비주얼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흔치 않은 기회였죠. 영화에는 멋진 샷들을 이어주는 덜 멋진 샷이 있기 마련인데, ‘아바타: 물의 길’은 모든 샷이 멋졌습니다.”

위와 같이 말한 최종진 웨타 FX CG 슈퍼바이저는 2010년 웨타 FX에 입사해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아이언맨 3', '호빗',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 등 다수의 작품에서 실사 렌더링을 위한 시퀀스 조명 설정과 룩 개발 작업에 참여한 고참이다.

“저는 제이크와 키리, 토노와리의 얼굴 작업을 담당했습니다. 가상의 캐릭터에게 사실감 있는 표정을 만들어내는 것은 영화의 몰입감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죠. 이 부분을 최대한 구현해내려 노력했습니다.

황정록 시니어 아티스트는 '워크래프트',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트랜스포머 3' 등 다양한 영화의 디지털 아티스트 및 크리처, 캐릭터 모델러로 참여해 왔다. 2016년 웨타 FX에 입사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타노스 등 다수의 캐릭터를 작업해 왔다.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아바타: 물의 길’을 작업했던 팬데믹 기간 동안 함께 일을 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에게 찬사를 보냈다. 최 슈퍼바이저는 카메론 감독에 대해 “CG에 대해 굉장히 잘 아는 분”이라며 “디테일에 굉장히 신경 쓰지만, 동시에 큰 부분을 더 신경 써서 보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황 아티스트 또한 카메론 감독과의 작업을 ‘행운’이었다고 표현하며 "작업하면서 질을 타협하는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다. 최고의 작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환경을 만들어 줬다”고 존경을 표했다. 그는 “감독과 수평적인 위치에서 매일매일 피드백을 받는 경험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가장 혁신적인 부분은 수중 퍼포먼스 캡처입니다. 지금까지는 한 번도 실제로 수중에서 촬영한 적이 없고, 배우가 공중에 매달려 물 속에 있는 척을 했어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수중 촬영을 위해 수중 스테레오 카메라를 직접 발명했죠."

‘아바타: 물의 길’의 최대 강점인 생동감 넘치고 사실적인 수중 촬영 장면은 혁신적인 기술 발전의 덕택이 컸다. 최 슈퍼바이저는 본작에서 20배가량 늘어난 물을 표현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데이터의 양을 강조하며 “영화에 나온 99%의 물은 CG로 만들어졌다”고 첨언했다.

황 아티스트 또한 “이전에는 입체감이 필요한 부분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수정해야 했는데, 웨타가 새로 개발한 시스템 덕분에 곡선의 조합이 자유로워져 캐릭터 얼굴의 표현과 연구에 시간을 더 쓸 수 있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1에서 90까지 가는 것보다, 90에서 100의 퀄리티까지 도달하는 것이 훨씬 어려워요. 이 부분에 힘을 쓸 수 있는 게 저희의 강점입니다. 앞으로도 완벽에 다가가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아바타’ 팀이 가장 중요시했던 것은 사실감과 심미감의 밸런스였다. 위와 같이 말한 최종진 슈퍼바이저는 앞으로 5편까지 이어질 ‘아바타’ 시리즈에서 더욱 사실적이면서도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는 CG 퀄리티로 찾아올 것을 약속했다.

황정록 아티스트 또한 “기술은 이제 정점에 도달했다”고 자신하며 후속편에서도 실제 인간과 다름없는 얼굴 묘사로 돌아올 것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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