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강의 폭염이 몰아치는 8월이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곳곳에서 시네필들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 사실 영화관은 더위를 잊기에 썩 좋은 공간이다. 시원한 것은 물론, 감상하는 동안에는 몰입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천편일률적인 영화들보다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던 실험적이고 독특한 작품들로 휴가철을 채워보는 것도 좋다. 8월의 돋보이는 영화제들은 특히, 음악과 자연, 반려동물부터 뉴미디어, 단편영화, 애니메이션까지 매우 다채로운 주제를 가지고 진행된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8/9~14)

총 38개국에서 온 116편의 영화와 40여개 팀의 음악 공연을 만날 수 있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9일부터 열린다. ‘음악’ 영화제답게, 영화뿐 아니라 여름밤을 달구는 음악의 향연이 일품이다.

김연우, 넬, 자이언티, 혁오, 카더가든 등 유명 뮤지션들이 출동하는 ‘원 썸머 나잇’ 콘서트부터 심야 디제잉 공연 ‘쿨 나이트’, 음악과 영화를 동시에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제천 라이브 초이스’,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 관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 영화음악의 감동을 라이브로 즐기는 ‘시네마 콘서트’ 등 음악의 매력을 듬뿍 담은 이벤트가 가득하다.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8/17~21)

반려동물을 위한 최초의 영화제로 시작된 지 5년째, 6번째 축제의 막을 올리는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도 ‘펫팸족’뿐 아니라 동물 애호가들의 관심 속에 17일 개막한다. 생태도시인 순천에서 19개국, 49편의 동물영화를 만날 수 있으며, 생명 존중과 공존의 가치를 강조하는 영화제가 될 전망이다.

영화제에서 정의하는 ‘동물영화’란 동물이 영화의 주제와 내용에서 소외받지 않으며, 동물의 생태에 최대한 반하지 않는 재현 방식을 쓰고, 촬영 과정에서 동물학대가 없는 작품을 말한다. ‘동물영화제’답게 반려동물 전문가들의 강연과 동물 사진전, 펫티켓 캠페인 등 다양한 동반 행사도 영화 상영과 함께한다.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8/15~24)

‘네마프’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은 올해 ‘대항기억과 몸짓의 재구성’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진행된다. ‘대항기억’이란 지배의 담론에 대항했던 사회적 약자들의 기억을 말한다.

언뜻 듣기에 다소 난해한 이 주제에 해당되는 작품들은 ‘칠레전투 3부작’, ‘블라인딩’ 등의 상영작과 ‘작동-13개의 검은 구슬’ 등 전시작을 포함한 주제전을 통해 볼 수 있다. ‘탈장르 영상미디어 예술축제’인 만큼, 영화에 한정되지 않은 다양한 뉴미디어 및 실험영화, 비디오아트, 전시 등을 접할 수 있는 장이다. 

 

★대구단편영화제(8/9~15)

이름과 달리, 대구단편영화제는 대구 및 경북지역에서 제작되는 영화들만을 다루는 영화제가 아니다. 전국에서 공모되는 단편영화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쟁영화제로, 국내 단편영화계의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 만큼 ‘대구’라는 지역에 한정해서 볼 필요가 없는 큰 축제의 장으로 생각하면 된다.

매년 경쟁이 치열한데, 올해 총 907편의 작품이 응모된 가운데 그 중 예심을 통과한 36편의 작품만이 영화제에서 상영된다. 단편영화들의 러닝타임이 10~20분에 불과해 아쉬울 수 있는데, 주최측은 이를 겨냥해 4편의 작품씩 한 섹션으로 구성해 총 9가지 섹션을 선보인다.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8/23~26)

이른바 ‘오덕’, ‘덕후’들의 축제로 오래도록 각인된 시카프(SICAF),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은 22년의 역사 끝에 이제 전시와 영화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형 행사로 성장했다.

초창기에는 소규모의 애니메이션 상영회 같은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부터 실험적인 작품까지 애니메이션 마니아라면 관심가질 수밖에 없는 다양한 작품들을 상영한다. 전시는 DDP 알림 1관에서, 영화제는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진행되므로, DDP의 전시장과 영화관을 오가며 애니메이션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사진=각 영화제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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