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김지운 감독은 이번 영화 '거미집'을 두고 배우들과의 합을 높이 샀다. 특히 그의 페르소나였던 송강호와의 재회는 물론 새롭게 합을 맞춘 정수정까지. 함께 촬영한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에 대해 김지운 감독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 리딩 때부터 좋았다. 다시 한 번 느끼지만 배우 캐스팅이 너무 좋았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캐스티의 원칙이 대사를 아주 잘 다뤘으면 좋겠고, 감칠맛 나게 대사를 읽는 사람이 필요했다. 소위 말하는 딕션이 좋은 배우여야 했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사진=바른손이앤에이

-가장 먼저 그 기대를 채운건 송강호였다. 

"다른 사람들은 안 웃긴데 나만 웃긴 상황들이 살면서 제법 있었다. 이 재밌는걸 모두가 다 이해하면 좋겠다 싶었는데 늘 아쉬웠다. 내가 느낀 일상의 독특함을 재미로 표현하는데 있어 송강호 씨는 너무 잘 이해하고 잘 빨아들인다. (웃음) 이런 유머를 만들고자 한다 라고 하면 그 이상으로 소화해냈다. 독특한 순간에 독특한 타이밍과 발상으로 만들어내는 조합이라고 자평한다."

-배우 정수정은 의외의 캐스팅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원래 내가 의외의 캐스팅을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영화 '장화홍련'을 생각하면 그렇다. 염정아 씨가 그랬다. 왜 그랬을까? 라고 생각해보면 내가 생각해도 정말 의외긴 하다. 정수정 씨는 한유림이라는 역에 너무 잘 어울렸다. 자세히 보면 새침하기도 하고, 귀여운 매력이 있다. 게다가 발성이나 대사를 읽는 맛도 좋았다. 그래서 충분히 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캐스팅하게 된 것이다."

-합이 좋은 영화라고 들린다.

"맞다. 배우들 모두에게 믿음이 있었다. 내가 봐온 믿음이다. 배우들이 전부 다 개그센스가 남달랐다. 오정세 씨만 봐도 영화 '극한 직업'에서 이미 드러나지 않냐. 전여빈 씨는 온 몸으로 소화해내 제대로 연기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촬영할 때도 "여빈이 하고 싶은 대로 해라"라고 했을 정도다. 그만큼 믿음이 컸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의외의 캐스팅 속에서 영화 소재도 의외였다. 대중성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가. 

"감독들의 숙명이다. 대중성은 정말 어렵다. 칸에 갔다고 해서 어려운 영화라고 다들 생각할 것이다. 상업 영화로 흥행하기에 어렵다는 평도 많이 들었다. 그런데 독특한 것들로부터 보편적인 계기를 얻을 수 있는 작품이라 자부한다. 새로운 대중 예술이라고 봐주면 좋겠다."

-취향 by 취향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보는 사람들은 그렇겠지만 만드는 사람들, 즉 영화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영화를 보고 '내 취향대로 믿고 만들어보자'라는 용기를 얻으면 좋겠다. '거미집'을 보고 환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이색적이고 파격적인 영화들이 많이 탄생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재밌는 이야기를 꺼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어떤 포인트로 영화를 관람하면 좋겠는가.

"영화 속에서 김감독이 끊임없이 결말을 다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자기 실현에 집착이 있는 캐릭터라 '욕망'이 넘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해내는 김감독이다. 그 부분이 중요하다. 무대인사나 시사회에서 '중꺾마' 이야기를 자주했는데, 그게 사실 가장 하고 싶은 말이었다."

-코미디라고 하지 않았는가.

"웃음 장치를 여기저기 막 뿌려놓았다. 각자 취향에 맞게 웃어주시면 된다. (웃음) 끊임없이 킥킥거릴 수 있는 즐거움이 있는 영화다. 여러분들의 취향이나 코드가 맞아서 제대로 웃음이 터지면 좋겠다. 설령 다같이 웃지 않더라도 혼자 킥킥 거리고 웃으면 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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