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고 강렬한 연기로 다시 한 번 주목을 이끈 배우 지창욱. 그가 만든 박준모 역은 어떤 과정을 통해 탄생되었을지, 24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최악의 악'을 두고 인터뷰를 나눴다. 

현재 '최악의 악'은 10월 25일 마지막 회차가 공개됐다. 이에 대해 지창욱은 "아쉬우면서도 섭섭한 마음이 든다. 실제로 준비기간이 오래걸렸던 작품이다. 벌써 끝이라니 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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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이 많은 관심을 끈 이유 중 하나는 한국을 배경으로 마약 거래 트라이앵글의 국제 범죄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박준모가 새로운 범죄 조직을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느와르 물인만큼 시작부터 화끈한 액션과 남다른 전개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그가 연기한 박준모 역은 충북음성경찰서 소속 형사로 경찰 집안인 처가로부터 은근한 무시를 당하고, 이로 인해 약간의 열등감을 가진 인물이다. 지창욱은 "작품 내에서 준모라는 역할과 이 인물과 얽히는 관계들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첫 미팅 때, 감독님과 작가님과 이야기를 해봤을 때 이야기가 잘 통해서 좋았다. 캐릭터들의 변화 과정이 잘 만들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최악의 악'은 방영과 동시에 영화 '신세계'와 무간도 트릴로지와 비슷하다는 평을 많이 받았다. 실제로 '신세계', '헌트'를 제작한 사나이픽처스가 함께해 독특한 하드보일드 느와르 물을 탄생시켰다. 지창욱은 함께 촬영한 제작사에 대해 "경험이 많은 제작사여서 믿고 진행했다. 새로운 전형의 작품이라기 보단 얼마나 더 잘 만들어갈지를 집중도 있게 살폈다"며 "비슷한 작품인 ‘무간도’ 트릴로지', ‘신세계’보다는 더 다른 색깔을 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지창욱은 영화 '신세계'의 프리퀄이냐는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에 "촬영하면서 영화 '신세계'와 비슷하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지만 아무래도 느와르물의 대표작이다보니 비슷하게 보실 순 있을거 같다. 그래서 박준모라는 인물이 능동적으로 움직였으면 좋겠어서 극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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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대로 '최악의 악'은 인물들간의 관계성이 드라마 애청자들 사이에서 '맛집'으로 통했다. 특히 극중 이해련을 연기한 비비(김형서)와의 농도 짙은 관계부터 박준모의 아내 유의정을 연기한 임세미와의 애틋한 관계성이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두 인물을 두고 지창욱 역시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가장 먼저 이해련과의 오묘한 관계성을 두고 지창욱은 "여지를 두고 연기를 했다. 사람 마음이 그렇지 않냐. 좋아하는데 좋아하지 않는 것 같고, 좋아하면 안되는데 나도 모르게 마음이 가고 이런 마음을 표현했다. ‘준모가 혜련이를 좋아하는건가, 좋아하지 않는건가’ 라는 걸로 단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청자들이 마음껏 해석할 수 있도록 전달했다"고 전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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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부부처럼 보이나 그 안에 공허한 마음이 보였던 아내 유의정과의 관계성에 대해서도 지창욱은 "드라마 내에서 의정과의 신혼집을 보면 묘하다. 심지어 벽지조차도 기괴한 무늬의 분위기를 담았다. 사랑하는 부부사이지만 알 수 없는 거리감들이 있는게 묘한 지점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사람은 이래서 떨어져 봐야 아는 감정 아닌가 싶었다. (웃음) 소중한지 알게 되니까. 오히려 부부라서 떨어져 있는 요소가 극적인 요소를 많이 살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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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본인이 연기한 박준모는 어땠을까.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매순간마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극한의 상황으로 몰리는 박준모를 보면서 가혹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이를 들은 지창욱은 "가혹하다는 생각은 잘 안들었다. 물론 장례식장 장면은 하면서도 먹먹했다. 본인 스스로에 대한 흔들림이나 갈등이 충분히 보였던 장면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준모가 상황적으로 벼랑끝으로 가는 게 은근히 재밌기도 하고 즐기면서 연기했다. '그래서 이 사람이 이렇게 하는건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대사 중에 “이제는 멈출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준모라는 인물이 그간의 모든 과정을 자기 합리화를 하게 만드는 극단적인 설정이 상당히 흥미로웠다"고 전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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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본인이 박준모면 어떨것 같냐는 질문에 지창욱은 "극에서 준모가 원래는 특진을 하려고 애쓴 모습들이 나중에는 복합적인 것들로 바뀌었다. 고작 특진을 하다고 벼랑 끝까지 몰아서 하는 사람이 솔직히 몇 명이나 있겠는가. 경찰 진급이 어려운데, 차라리 깡패가 천직이지 않을까 싶었다. (웃음)"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직업을 잘못 선택한 사람 같기도 하다. 비단 그 이유라고 보기에도 어렵고, 자격지심, 열등감, 돈, 명예 등이 들어가 있다. 여기에 경찰로써 하면 안되는 행동을 정당화 하는 과정을 설득하기 위해서 여러 감정이 들어있을 것"라며 "제 성격으로는 들어갔다가 눈치보고 바로 죄송하다고 나올 것 같다. 준모가 하는 일이 어렵다. 이게 말이 돼? 하는 행동들이지 않냐. 실제로 유사한 사례들이 있다고 들었다. 실제로 저였으면 절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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