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분위기가 완연해진 가운데 배우 김현진(33)이 최근 매니지먼트사를 설립한 배우 김의성의 소속사 안컴퍼니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비상을 꿈꾼다.

"선배님이 출연한 영화 '부산행'을 너무 밉게 연기를 잘한다고 여겼어요. 실제 그런 아저씨를 데리고 와서 찍은 것처럼. 어떻게 저리 편안하게 연기를 하실까, 실제 성격은 어떨까 궁금했죠. 이번에 경험해보니 소년 같은 구석이 많으세요. 어떨 때는 대표님 같고, 어떨 땐 친근한 형이나 동년배 친구 같으세요. 소속 배우들과 소통하려는 모습에 감사해요."

무엇보다 사랑과 응원을 받는 직업이니 만큼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그에게 먼저 그 길을 밟아간 선배이자 소속사 대표는 믿음직한 버팀목이다.

"넘어질 순 있지만 내가 가려는 방향을 잃지는 않아야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어요. 혹여라도 실수할 때 누구보다 촌철살인 해줄 수 있는 대표님이 계시니까 든든하죠. 연기에 대해서 크리틱해줄 수 있고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어르신이기도 하니까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인 김현진은 2014년 뮤지컬 ‘러브레터’로 데뷔해 뮤지컬 ‘영웅’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쓰릴미’ ‘스프링 어웨이크닝’ ‘여신님이 보고 계셔’,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엘리펀트 송’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뮤지컬과 연극 무대를 오가며 출연하는 작품마다 뛰어난 캐릭터 분석력으로 섬세함을 넘어 변화무쌍한 연기력으로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며 호평을 받았다.

김현진은 현재 조선시대 화가 최북을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 ‘칠칠’(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2관)에서 최북의 어린시절 친구이자 노비 무명 역을 열연 중이다. 이어 오는 17일 개막하는 연극 '엘리펀트 송'에 몸을 싣는다. 베테랑 배우 이석준, 고영빈, 고수희, 곽동연이 함께한다.

3인극 ‘엘리펀트 송’은 돌연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의사 로렌스의 행방을 찾기 위해 병원장 그린버그가 로렌스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환자 마이클을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밀도 높게 그려낸 작품이다. 김현진은 담당 주치의 로렌스를 마지막으로 만난 환자 마이클 역을 맡아 또 한번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지난해 마이클을 연기할 땐 그가 가진 무언가를 표현하려고 애썼어요. 처음이라 그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집중했죠. 관객을 설득하기 위한 방법이었고요. 지금은 그의 내면에 집중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오히려 감출 때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도 있으니 그런 도전을 해보려고 해요."

최근 단역으로 드라마를 촬영했다. 연기란 큰 틀에서 다르진 않은데 어떤 장르를 요리하느냐의 차이임을 절감했다. 요리에 따라 쓰는 도구와 방법이 달라지기에 카메라라는 도구를 가지고 캐릭터란 요리를 만들어낼 때의 방법을 빨리 터득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좋은 배우란 좋은 이야기 전달자가 아닐까요. 연기는 어떤 인물을 만들어내고, 관객이나 시청자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니까요. 작가나 연출자나 배우 모두 어떻게 잘 전달할 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일 거예요. 내가 전한 이야기가 여전히 사랑받고 가치 있는 이야기가 되려면 스크린이나 무대 밖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요즘은 스피커를 자꾸 공격하는 시대잖아요. 내가 한 무언가가 가치있고 의미 있는 이야기가 되려면 좋은 스피커가 돼야겠죠."

사진= 최은희 기자 Oso0@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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