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의 불씨가 되어줄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태신 역을 소화한 정우성의 마음은 어떨까. 2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정우성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았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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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도 전에 여러 매체에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소감이 어떤가?

"호평이 이렇게 많기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감사할 뿐이다. 영화계가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좋게 써주시는 것 같다"

- 기억에 남는 주변 반응이 있는가.

"다 기억에 남는다. 사랑하는 감독님 덕분이라서 감동적이다. 감독님은 집념이 상당히 강한 편이다. 저는 그걸 보고 배운 사람이기도 하다. 배우로써 이렇게 좋아해주시면 놀라움이 늘 생기게 만드는 분이라서 이 기회가 감사하다" 

- 이태신이라는 인물을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태신이라는 인물에 대해 감독님이 처음에 참고하라고 보내준 영상들이 UN 난민기구 친선대사로 인터뷰 했던 내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나한테 뭘 바라길래 그러는 거지 싶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신중하고 진중한 이미지가 담겨있으면 하는 바였다고 했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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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은 감독님을 통해 들은 이태신은 물, 그와 대립하는 전두광은 불이라고 표현했다. 전두광은 실존 인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나, 이태신은 전두광에 반하는 모습이었기에 연출적인 표현에 있어서도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 스스로 생각하는 이태신은 어떤 인물인가.

"전두광과 대립을 하는 그 순간에 감정이 폭주하게 되지 않느냐. 그런데 이태신은 이성적으로 사태를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이태신을 통해서 의미부여를 하기 보단 이태신스러움을 남기려고 했다.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면 다른 뜻이 될 것이다. 이태신 처럼 자기 직무에 충실하고 소신있는 자세를 통해 우리 안에 있는 나와 일맥하는 감정으로 바라봐주시길 바란다. ‘그래 저게 함께 사는 사람이지’, ‘공직을 수행하는 사람이겠지’ 라는 응원의 시선으로, 우리 안에 다 나와 같은 얼굴들이 담겨있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 이것만큼은 잘 찍었다는 장면이 있는가. 예를 들면 바리게이트를 넘는 장면 말이다. 

"저한테는 '정우성이 키 커서 만든 장면'이라고 했다. (웃음) 인간은 각자 소신들이 있는데 이태신이라는 인물은 이게 합당하면 밀고 가는 스타일인걸 도드라지게 표현하기 위해서 장면으로 넣었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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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감독과의 인연이 깊은 정우성. 이번 작품에서 두 사람의 호흡은 어땠을지 물었다. 이에 정우성은 "감독님은 어쩔 수 없이 배우에게 용기를 줘야 하는 역할이다. 그렇다고 화끈하게 칭찬해주시는 분도 아니다. (웃음)"며 캐스팅부터 현장 에피소드까지 밝혔다.

- 김성수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는가.

"'서울의 봄’을 촬영하기까지 배우 개개인별로 만나서 미팅과 리딩을 한걸로 알고 있다. 그만큼 노력을 많이 하셨다.  '헌트' 이후로 제안 받은 작품이라서, 처음에는 대한민국에 좋은 배우 많으니까 다른 사람에게 찾아가라고 했다. 근데 없다고 단호하게 말해서 협박에 넘어갔다. (웃음) 사실 감독님이라서 50%는 이미 마음이 넘어갔는데, 약간 불리한 느낌이 들어서 집요하게 설득해달라고 요청했다"

- 김성수 감독의 장점은 무엇인가.

"집요함과 성실함이 최고의 장점이다. 지치질 않는다. 감탄스러울 정도로 징글징글하다는 생각이 든다. 잠깐 쉬자고 해도 잘 안 쉰다. 진짜 이번 작품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일하시는 분이다. 본인이 갖고 있는 모든 에너지의 총량을 다 쓰시는 분이다"

- 앞서 한 인터뷰에서 김성수 감독님이 이정재 배우와 함께 셋이서 촬영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어떤 생각인가.

"저희도 비슷한 마음이다. 하지만 아티스트의 생각은 시시때때로 바뀔 것이다. (웃음)"

- 배우 정우성에게 김성수 감독은 어떤 의미인가.

"감독님이 좋은 이유는 변하지 않아서 좋다. 늘 공부하고 있으시다. 다른 감독들에게도 ‘나와 함께 했던 연출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생각한 게 뭘까? 그가 바라보는 영화가 뭘까?를 늘 들여다 본다. 저한테도 그랬다. 나를 그런 면에서 성장시켜준 분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소리지르고 싶을 때도 많았다. ‘아수라’때 감독님이 다리를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좋아한 사람이 나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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