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0주년이 저에게 마지막 빨간 머리 드라큘라일 것이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 6일 뮤지컬 '드라큘라' 오연이자 10주년 공연이 시작된 가운데, 드라큘라 역의 김준수는 이제는 트레이드 마크가 된 '빨간 머리'로 초연 때부터 지금까지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독창적인 드라큘라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받아온 그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지난 11일 싱글리스트와 만난 김준수는 "빨간 머리를 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프레쉬 블러드'라는 신에서 조나단의 피를 빠는데 그게 극적이었으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백발의 노인이 400년 만에 인간의 피를 빨게 되면서 젊어진 거뿐만 아니라 머리까지도 피가 전이된 듯한? 온몸에 돌고 있다는 걸 표현하고 싶더라. 순간 딱 떠오른 게 '그때 빨간 머리가 나오면 좀 인상적이지 않을까?'"라며 "제가 밀어붙였다"라고 밝혔다.
김준수는 "저는 보이는 게 뮤지컬에서 어떤 것보다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감사하게도 그게 너무 반응이 좋았다"라며 "원작에서 단 한 번도 빨간 머리 드라큘라가 있었던 적 없었는데 이제 다른 나라에서 드라큘라를 할 때도 제 빨간 머리를 보여줘서 한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그런 가운데 김준수는 "막상 감사하게도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아서 10주년인 지금까지 하고 있지만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도 많이 한다. 일주일에 최소 한 번씩 염색을 한다. 염색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자체가 계속 힘들다. 좀만 땀 나도 빨간 물 떨어지고 사실 집에서 왔다 갔다 할 때도 부끄럽다. 모자를 안 쓰면 어디 돌아다닐 수가 없다. 아기들이 엘리베이터에서 보고 놀라기도 했다. 이불도 베개보도 다 빨간 물 들고 그런다"라고 고충을 얘기했다.
그러면서 김준수는 빨간 머리 드라큘라는 이번이 마지막일 것임을 선언했다. 그는 "원래는 이번부터 안 하려고 했는데 제작사 쪽에서 그럴 거면 애초에 안 했어야 했다며 해야 된다고 하셔서 진짜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마음으로 마지막 빨간 머리를 하겠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드라큘라가 피를 빨고 젊어지는 것에서 착안한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김준수는 고민하더니 "동방신기 때로"라며 "이게 반반인데 힘들었는데 다시 돌아갈 수 있으면 돌아가고 싶긴 하다. 그땐 뭔가 만끽하질 못했다"라고 했다.
이어 김준수는 "이런 건 있다. 지금 유튜브가 많이 발달되면서 K팝이 세계화됐잖냐. 이 시스템 그대로인 경우로 동방신기로 돌아가고 싶다. 그때 당시 동방신기로서는 이룰 수 있는 건 다 이뤘다고 생각한다. 근데 지금은 K팝스타가 글로벌스타다. '이런 시스템에서 동방신기를 하면 어떨까' 그런 궁금함은 좀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