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 귀공자’ 진욱(31)은 ‘미스터트롯2’ 톱7 멤버들과 스핀오프 예능 ‘트랄랄라 브라더스’에 이어 ‘미스터로또’ 출연, 전국투어, 각종 행사로 찰떡 호흡을 이어가는 중이다.

“방송에서는 7대3 비율로 여가수 곡을 많이 불러요. 섬세하고 감성적인 면이 맞아 더 잘 표현하는 거 같아요. 신동 때는 목소리가 까랑까랑했어요. 중학생 때부터 변성기가 오면서 키도 낮아지고, 살짝 힘을 빼는 노래 습관 때문에 지금의 목소리를 갖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특히 어렸을 때부터 안팎으로 굴곡진 일을 많이 겪으면서 이런저런 감정을 경험하게 됐고, 노래할 때 그런 느낌을 떠올리면서 부르곤 한다. 감정을 최대한 실어서 가창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되레 지금은 많은 도움이 된다.

고막을 감싸는 그의 포근한 미성은 구슬픈 선율의 곡에 최적화됐다. 여기에 중성적인 느낌과 학창시절 연마한 국악 능력이 얹혀지며 레퍼토리 소화 범위가 무척이나 넓다. 특히 그가 부른 여가수 노래로 장윤정과 금잔디 곡이 청자들에게 깊이 각인됐다. 진욱이 좋아하는 감성적인 노래들이 많아서다. 결선 무대에서 열창한 ‘서울 가 살자’는 시청자뿐만 아니라 원곡자인 금잔디마저 깊은 감동에 젖어들게 했다.

사진= 밝은 누리
사진= 밝은 누리

“장윤정 선배님은 발라드 트로트 곡들을 방대하게 보유하고 있으세요. 그런 점을 닮아가고 싶어서 많이 골랐어요. 한가지를 정말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트로트에 도전해 보고 싶거든요. 경연 때도 세미 트로트, 정통 트트로, 블루스 트로트(이별편지)에 도전해 봤던 게 많은 공부가 됐어요. 부족함을 더 알게도 됐고요.”

스스로 꼽은 베스트무대는 ‘전설’ 나훈아의 ‘무심세월’이다. 연습할 때 가장 힘들었던 곡이기 때문이다.

“너무 좋은 가사인데 표현이 버거웠어요. 가사 하나하나를 적어서 검색해 보고, 틀어놓은 채 잠을 잤을 정도였어요. 내가 느낀 경험을 통해 최대한 감정을 끌어올리고 원곡과 다르게 지르는 부분을 삽입했죠. 울음을 참는 느낌은 가성으로 처리했고요. 경연 당시엔 만족을 못했는데 이후 계속 부르다 보니 점점 느낌을 알아가게 된 거 같아요. 팬분들이 가장 사랑해주시는 곡이기도 해요. 이 노래로 인해 엄청나게 많은 팬들이 생겼어요.”

정풍송 작곡가가 유튜브 동영상에 댓글로 “잘 들었다. 큰 가수가 될 거 같다”는 코멘트와 함께 이 부분에선 좀 더 리듬감을 살리면 좋겠다는 조언까지 남겨줘 너무 행복했다.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해보고 싶다. OST 음반에 참여하고,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도 다시 해보고프다. 뮤지컬배우 박은태를 좋아한다. 그가 했던 작품들, 캐릭터를 좋아해서 늘 도전 욕구를 자극한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마지막으로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 적이 있어요. 뮤지컬 대회도 몇 차례 나가 대상, 최우수상을 받았던 적도 있어요. 그래서 트로트냐 뮤지컬이냐 진로 고민을 했어요. 결국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는데 여건이 안 된 데다 군입대 하느라 뮤지컬을 포기했죠. 이제는 연기와 발성을 새롭게 배워서 도전해보고 싶어요.”

나중에 돈을 많이 벌면 재능있는 젊은 친구들 지원해줄 수 있는 음악학교를 만들고 싶단다. 어렸을 때 많이 배우고 싶었는데 현실적인 이유로 포기했던 순간들이 많아서 그런 꿈을 품게 됐다. 지금도 모교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는데 최종 목표는 학교 설립이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계속 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꾸준함이 굉장히 중요하겠죠.”

[에필로그] 평소엔 집에 콕 박혀 있거나 헬스장에 가서 뛰고, PT를 받는다. 또 열심히 골프를 배우는 중이다. 아직까진 필드에 나가본 적은 없다. 워낙 먹는 걸 좋아해서 다이어트가 힘들었다. 아직은 부모님과 함께 사는데 홀로서기를 계획 중이다. 2남 중 막내라 어머니가 늘 그만 찾는다.

쉬는 날엔 다음 방송에서 부를 노래를 찾아서 듣고 연습한다. 작곡·편곡 공부를 하고 있어 콘서트 때 부르는 곡들은 직접 편곡을 하는 중이다. 재미가 쏠쏠하다. 절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7080 가요들을 장르불문 찾아 듣는다. 스토리텔링이 확실한 데다 울컥할 정도로 감정을 건드리는 곡들이 많아서다. 그래서 디바 패티김의 명곡 ‘이별’을 무대에서 재해석하기도 했다.

사진= 최은희 Oso0@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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