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은 지난달 14일 새 싱글 'O.o'를 발표했다. 시온은 이번 곡에서 어른과 소년의 불합리한 관계와 이에 따른 감정을 중점적으로 묘사했다. 사회에 의해 변질된 이들이 '어른'의 상식으로 소년의 순수성을 오염시키고 세뇌하는 과정을 다뤘다. 시온은 억압을 향한 비판과 저항을 노래하면서도, 이내 사회에 순응하고 굴복하게 될까 두려워하는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담았다. 얼터너티브 장르의 복잡 미묘한 사운드가 시온의 음악적 성숙도를 증명하며 곡에 깊이를 더했다.

사진=뷰티플노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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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서교동 뷰티플노이즈 사옥에서 싱글리스트와 만난 시온은 'O.o' 곡 제목에 대해 "곡 작업을 할 때 가제를 정해놓는다. 멜로디 라인을 아무 말이나 얼버무려서 일단 만들어 놨는데 그 안에 자주 등장했던 추임새가 '오오'였다. 근데 곡을 다 만들고 가사도 다 고치고 하니까 '오오'가 없더라. 곡 제목을 바꾸려니까 원래 제목이 너무 꽂히는 거다. 그래서 결국 안 바꾸고 그냥 냈다"라며 "곡 전체 분위기가 시니컬하고 제가 느꼈던 어린 사람으로서의 고충들을 담은 곡이다 보니까 'O.o'라는 제목이 좀 사람이 놀라는 표정 같잖냐. 그 거를 형상화한 것 같아서 이대로 내도 되겠다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온은 "이 업계에 있으면서 어른들이랑도, 어린 아티스트와도 얘기를 해봤는데 어른들에게 초반의 불씨가 없는 거다. 근데 그분들도 탓하기가 뭣한 게 '잘 되려면 그 불씨를 어쩔 수 없이 꺼야 되나?' 이 생각이 드는 거다. 이게 너무 뭔가 슬프기도 하고, 타협을 해야 된다는 게 너무 답답하기도 해서 '타협을 어차피 해야 될 거면 지금 이 순간을 곡의 형태로 기록해 놓자'"라며 "나중에 컸을 때 이 곡을 들으면서 내가 과연 얼마나 미숙했는지, 아니면 내가 맞았다 이 거를 알 수 있도록 기록을 해놓고 다음 활동들에 있어서 조금 부담이 덜할 수 있게끔 만드는 장치 같은 곡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 시온은 "편곡적으로도 되게 재밌는 요소도 많이 넣었고 랩도 했다.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편곡적인 능력, 보컬적인 능력 그런 것들을 다 담아낸 곡이다. 제가 대중성을 아예 신경 안 쓰는 편은 아닌데 'O.o'는 어떻게 대중이 이해가 쉽게 되게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을 아예 안 했다"라며 "음악적으로도 그리고 메시지적으로도 반발심을 표현하는 곡이다. 어떻게 보면 저의 마지막 칼춤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사진=뷰티플노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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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를 통해 챕터1의 마침표를 찍은 시온은 다시 듣는 이를 생각한 음악을 만든다. "지금 만들려고 하는 앨범은 K팝, 팝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신나는데 여전히 좀 멜랑꼴리 하고 감성적인 부분이 조금은 들어가 있는. 밸런스를 잡고 있어요. 대중성이 있는데, 대중이 들었을 때 듣기 편한데 신선하게. 대중성이랑 신선함이랑 밸런스를 잡는 게 너무 어렵지만 그거를 하려고 계속해서 머리를 싸매고 있어요. 요즘 포크트로니카, 포크랑 일렉트로니카를 합친 장르에 관심이 많은데 그거에서 제 앨범 영감도 많이 받아요. EP 앨범, 많으면 일곱 트랙, 최소 여섯 트랙 정도는 나올 것 같아요. 포크랑 팝이 기반일 것 같고 그 안에 좀 더 일렉트로닉 한 요소들이 들어갈 것 같아요."

"제가 느끼는 감정의 매개체로서 음악을 이용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렇게 음악을 통해서 제가 감정을 전달했을 때 궁극적인 목표는 듣는 이로 하여금 공감도 얻어내고 위로를 받았으면 해요. 제가 음악으로 받은 위로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건 변함이 없을 것 같아요. 근데 새로운 장르를 고집하는 이유는 제가 음악을 처음 접했을 때, 록, 펑크 듣고 그랬을 때 이해가 안 갔어요. 근데 억지로라도 계속 들으니까 음악을 듣는 스펙트럼이 넓어졌고, 제가 어떠한 감정에 처해 있을 때 들을 수 있는 음악의 스펙트럼이 넓어졌어요. 그런 경험을 다른 사람들도 하면 좋겠어서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한테 버겁지 않게 설득을 시킬 수 있을까 하는 의도에서 좀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다양한 음악 장르를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려는 시온의 '음악 오마카세'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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