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영(혼자 영화보기) 시대다. 굳이 친구와 시간을 맞출 필요 없이 나 홀로 극장을 찾는 인구가 날로 늘어가고 있다. 대형 스크린에서 좋아하는 감독, 배우의 예술을 만끽하려는 기대에 부푼 찰라,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우가 생긴다. 바로 부적절한 관람 예절 때문이다. 혹시 나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있진 않을까. 체크해보자.

 

1. 공연장과 마찬가지로 극장에서도 상영 시작 전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 불가피하게 늦어 상영 후 입장했다면 몸을 숙이고 빠른 행동으로 다른 관람객의 시야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 공공장소에서도 타인이 함부로 침범해서는 안 되는 ‘나만의 공간’이라는 게 있다. 열 중간의 자기 좌석을 찾아간답시고 아무 사인도 없이 내 앞을 훅 지나가는 이들이 있다. 다른 사람 앞을 지나게 될 때는 최소한 “실례합니다”라고 깜빡이등을 켜주는 게 필요하다.

3. 요즘은 각 열의 좌석 배치가 지그재그형으로 돼있어 덜하나 앞사람 때문에 스크린이 가려져 영화감상에 불편을 겪는 경우가 있다. 뒷사람을 생각해 앉은 자세를 낮춰주거나 모자를 착용했을 시 상영이 시작되면 벗어주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4.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멀티플렉스 관객이 마냥 느는 추세만도 아니다. 후진적인 관람문화 탓에 아예 집에서 IPTV로 개봉작을 관람하는 인구가 날로 늘어간다는 전언이다. 후진적인 관람문화 중 톱2에 꼽히는 게 큰 소리로 웃거나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행동이다. 절대 금물이다.

5. 톱2 중 나머지 하나는 휴대폰이다. 광고나 예고편 상영 시 휴대폰을 확인하는 것까진 이해하지만 상영 이후에도 수시로 문자를 확인하고, 카톡을 보내는 이들도 상당수다. 심지어 전화통화까지 하는 관객도 목격한 적이 있다. 휴대폰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은 뒷좌석, 더 멀리에 있는 관객에게 상당한 피해를 준다. 영화에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급하게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를 해야 한다면 잠시 나가서 하면 될 텐데. 무신경함인지 이기심인지...혀를 내두르게 된다.

6. 등받이를 발로 툭툭 차거나 건드리는 행위도 해서는 안 된다. 당하는 처지에선 은근히 불쾌하고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 발을 옮기는 과정에서 실수로 한 두 번까지는 양해될 수 있어도 그 이상은 곤란하다. 그러다 싸움 벌어진다.

7. 종영 후 자신이 먹던 팝콘과 음료, 휴지 등을 그대로 방치한 채 나오는 경우가 있다. 치우는 사람은 아르바이트생들이다. 내가 조금만 품을 팔면 그들의 불편한 노동을 줄여줄 수 있다. 다음 회차 관람을 대기 중인 다른 관객의 기다리는 시간을 덜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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