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소환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검찰 청사 안에서 여유롭게 웃는 얼굴로 팔짱을 낀 채 서 있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YTN캡처

◆ 우병우 팔짱 낀 검찰 조사 사진 공개

오늘(7일) 조선일보는 사진 한 장과 함께 “(우 전 수석이) 점퍼의 지퍼를 반쯤 내린 채 팔짱을 끼고 여유 있는 표정을 짓고 있다”며 “옆쪽 창문으로는 검찰 직원으로 추정되는 두 사람이 일어서서 손을 모은 채 우 전 수석의 얘기를 듣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검찰을 쥐락펴락했던 우 전 수석의 ‘위세’를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모습은 검찰 출석 당시 우 전 수석이 보여준 고압적 태도와 겹쳐 여론을 더욱 들끓게 하고 있다. 검찰에 출석하던 5일 그는 취재진 앞에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한동안 기자들을 쏘아 봤다.

또 그가 본격적으로 조사를 받기 전 수사팀장실에서 차를 대접받았다는 이야기까지 더해졌다.

이에 대해 검찰은 "우 전 수석은 당시 조사 중이 아니라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부장검사가 팀장에게 보고하러간 사이 후배 검사·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팀장 면담과 관련해선 "기밀 유출 의혹을 받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도 조사 전 차를 대접받았다"면서 특별히 대우한 게 아니라는 취지로 변명했다.

 

◆ 조응천 "우병우에 겁먹은 검찰"

이와 관련,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겁찰(우병우에 겁먹은 검찰)’이 ‘우갑우(갑질하는 우병우)’ 사건 수사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으려고 작정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비꼬았다.

그는 “검찰이 한없이 공손했다”며 “당의 일관된 지적질에도 검찰은 수사의 기본인 자택과 휴대폰 압수수색 정도는 가볍게 생략하는 대범함을 보였고, 3개월 동안 소환조사는 애초에 염두에 두지 않다가 여론에 밀리자 길일(吉日)로 소환일자를 택일하도록 허락해주는 배려를 했다”고 지적했다.

 

/YTN캡처

◆ 여야 '혜실 게이트' 특검 논의

검찰을 믿을 수 없다는 여론에 따라 여야는 오늘 ‘혜실(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조사할 별도 특별검사 도입 협상에 돌입했다. 당초 ‘선(先) 검찰수사’ 태도를 보이던 새누리당은 여론에 밀려 상설특검 수용으로 후퇴했다가 다시 별도특검까지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특검 협상 자체가 또 하나의 특별법을 제정하는 일인데다 그 내용에 따라 수사의 방향과 폭이 영향을 받을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여당이 선선히 야당에 양보해줄 리 만무하다는 지적도 있다.

가장 큰 쟁점은 특검 구성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수사의 가장 기본적 본질은 정치적 중립성과 객관성"이라며, 특정 후보군을 거론하지 않은 채 "모든 걸 열고 야당의 입장을 들어볼 것"이라 밝혔다.

반면 야당은 특검법 초안까지 만들어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박범계 의원의 주도로 만든 초안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추천하는 인사로 특별검사 1명을 임명하고 특별검사보는 4명을 두도록 했다.

아울러 수사검사는 30명까지 둘 수 있도록 하고 수사기간은 상설특검법을 준용, 최대 90일까지로 하되 두 번에 한해 30일씩 연장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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