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으로 K팝 아티스트들은 물론, 공연문화계 전체가 큰 위기에 봉착했다. 오프라인 무대가 주 거처인 만큼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는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온택트라는 돌파구를 마련, 정보화 시대에 걸맞는 혁신적 성장을 일궈냈다.

# 오프라인 행사 줄 취소, '안방 1열' 공연 활성화

코로나19가 덮친 가요계는 올초부터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슈퍼엠 등 글로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K팝 아티스트들의 월드투어 취소라는 난관에 부딪혔다. 국내 예정돼있던 콘서트와 쇼케이스 역시 진행이 어려워졌고, 현장을 찾은 팬들과 그들의 함성으로 가득차있어야 했던 음악방송 역시 방청객을 받지 않음에 따라 텅 빈 객석을 앞에 두고 무대를 펼쳐야 했다.

이처럼 오프라인 행사들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자, 가요 및 공연계에서는 '온택트'(온라인+언택트)를 통해 자구책을 마련했다. 컴백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이뤄지던 쇼케이스는 유튜브나 네이버 브이라이브(V앱) 생중계로 대체됐다. 콘서트와 팬미팅 역시 '안방 1열'에서 랜선으로 만나게 됐다. 기존의 치열한 티켓팅을 통해 좌석 다툼을 벌일 필요 없이 유료 스트리밍권을 구입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콘서트를 관람할 수 있게 된 것.

사진=비욘드 라이브 포스터

특히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됐던 올 4월, 발빠르게 라이브 콘서트 스트리밍 서비스 'Beyond LIVE'(비욘드 라이브)를 론칭했다. 슈퍼엠(SuperM)이 첫 주자로 나섰던 '비욘드 라이브'는 SM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 능력과 네이버의 글로벌 플랫폼 운영 경험 및 기술력을 더한 영상 콘텐츠. 기존의 오프라인 공연을 온라인 중계하는 것을 넘어 스타와 팬들이 실시간 댓글, 디지털 응원봉 등 여러 기술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그 뒤를 이어 방탄소년단, NCT, 슈퍼주니어, (여자)아이들, 아스트로, 드림캐쳐, 에이핑크, 트와이스, 비우비, 틴탑, 더보이즈, 아이즈원, 몬스타엑스, 러블리즈, 이달의 소녀, 에이티즈 등 수많은 K팝 아티스트들이 온라인 콘서트를 통해 글로벌 팬들과 만났다. 뿐만아니라 팬미팅 역시 오프라인이 아닌 '온택트'를 통해 팬들과 만났다. 이에 더해 화상 채팅속 팬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화면에 띄우는 등의 방법으로 비대면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K팝 뿐만아니라 뮤지컬, 연극 등 공연예술 분야 역시 온택트 생중계를 통해 새로운 기로를 마련했다. 당초 공연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한 '한칸 띄어앉기' 제도 도입으로 오프라인 공연을 이어가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매출 급감을 면치 못했다. 이에 공연 영상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송출해 수익화 하는 새로운 활로를 마련하고 있다.

올해 10주년 기념공연을 치렀던 뮤지컬 '모차르트!'를 비롯해 '광염소나타', '어쩌면 해피엔딩',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베르테르', '엑스칼리버' 등이 유료 온라인 공연을 시도했다. 특히 첫 상영에서 1만 5천여명의 온라인 관객을 모았던 '모차르트!'는 그에 힘입어 앙코르 상영을 하기도 했다. '몬테크리스토' 역시 오는 25, 26일 양일간 네이버TV 후원 라이브를 통해 상영될 예정이다.

웹 뮤지컬까지 등장했다. 지난달 23일 네이버 V라이브를 통해 본편을 첫 선보였던 '킬러파티'는 '명랑-미스터리-자가격리' 웹뮤지컬을 타이틀로 탄생, 대부분의 장면을 배우 각자의 공간에서 5~6명 이하의 최소 스태프만 두고 촬영을 진행했다. 뿐만아니라 첫 상견례부터 연습, 음악 녹음, 촬영, 편집까지 배우들이 한 곳에 모이지 않은 채로 작품을 완성하는 등 온택트 시대 맞춤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2020 MAMA

# 연말 시상식도 '비대면'…첨단기술의 접목

연말 하면 국내외 수많은 K팝 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연례행사인 시상식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올해는 '2020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 '2020 MMA'(2020 멜론 뮤직 어워드)', '2020 AAA(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2020 TMA(더팩트 뮤직 어워즈)' 등 연말 시상식 모두 비대면으로 대체됐다. 

특히 직접 공연을 관람할수 없다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멤버 한명 한명 따로 볼수 있는 멀티캠부터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XR(확장현실) 등 첨단기술을 접목시켜 온택트 공연만의 강점을 더했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2020 MAAM'에서 어깨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한 멤버 슈가를 볼류메트릭 기술로 구현, 7인 완전체 'Life Goes On' 무대로 글로벌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해당 공연 영상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진=티오피미디어/영상통화 팬사인회 준비중인 MCND

# 영상통화→온라인 전시회…공연 외 '비대면 소통' 문화 확산

공연 외에도 K팝 아티스트들은 비대면으로 글로벌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간 100명 내외의 팬들을 초청해 진행했던 팬사인회는 영상통화나 카카오톡 오픈 채팅으로 대체됐다. 참여 인원은 절반 가량으로 줄어들었지만, 국적이나 지역차로 일부 팬들이 참석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오프라인 팬사인회와는 달리 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면에 있어서 일각에서는 더욱 환호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방탄소년단은 온라인 콘서트에 이어 온라인 전시회라는 새로운 문화를 적극 활용하며 더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지난 10월 진행된 온라인 3D 전시회에서는 가상 공간 속에 촬영장 스케치 및 콘서트 비하인드 등 방탄소년단의 다양한 콘텐츠를 구현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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