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에 이어서...

'승리호'를 통해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이라는 국내 대표 배우들이 선원으로 뭉쳤다. 특히 유해진은 인공지능 로봇인 업동이 역을 맡아 처음으로 모션캡처 연기에 도전했다. 유해진 특유의 유머가 제대로 발휘된 역할이었지만 한편으론 로봇의 이미지에서 유해진의 얼굴이 보인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업동이는 유머도 많고 독특한 면이 있는 로봇이죠. 거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게 유해진 배우라고 봤어요. 더할나위없이 정확한 캐스팅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물론 목소리를 들었을때 실제 배우가 떠오르는건 감수했던 부분이에요"

"워낙에 익숙한 목소리지만 그럼에도 업동이가 실제 살아있는 캐릭터로 만들어질때 유해진이 아니면 힘든 부분들이 있어요. 현장에서도 많은 아이디어 내면서 캐릭터의 빈 부분들을 채워주셨고요. 영화를 보면서 유해진 배우 얼굴이 떠오를 수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은 덕을 봤다고 생각해요"

데뷔작 '남매의 집'을 비롯해 전작인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까지. 조성희 감독의 영화에선 유독 아역들의 존재감이 눈에 띈다. '승리호' 도로시/꽃님 역의 박예린도 마찬가지. 조 감독이 어린아이들을 영화에 등장시키는 이유는 무엇인지 들어본다.

"의도적으로 어린이 캐릭터를 영화에 넣는다기보다는 하다보니 그렇게 됐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영화 전체에 도덕적인 균형같은 것들을 은연중에 느끼는 것 같아요. 어린아이들은 사실 도덕적으로 무결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어린아이들이 없으면 영화가 너무 나쁘고 못된 사람들만 있는 것 같아서 그렇지 않았나 생각해요"

"박예린 같은 경우 오디션을 볼때 가장 능숙했어요. 이미 여러 CF를 통해 카메라 경험이 있었어요. 또 꽃님의 쾌활하고 개구진 이미지에도 잘 맞았고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데 그냥 보자마자 '이 친구가 하면 어떨까' 그런 느낌 받았어요. 첫눈에 반하는 느낌이 있어서 캐스팅하게 됐죠"

주인공 태호를 맡은 송중기와는 지난 2012년 '늑대소년' 이후 약 8년만에 재회했다. 그리고 "달라진 건 없다. 여전히 에너지 넘치고 현장에서 파이팅을 넣어준다"고 극중 인물로서 뿐 아니라 현장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김태리가 연기한 장선장에 대해서도 설명을 덧붙였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장선장 캐릭터가 다소 애매하다고 평하는 반응들이 있었다. 이에 조 감독은 "모든걸 아우르는 캡틴으로 보이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장선장이 특정한 능력이 있기보다는 모든걸 아우르는 캡틴으로 보이길 원했어요. 또 인물중에 사건의 실체에 관심있는 유일한 인물이기도 해요. 다른 인물들은 개인적인 이유가 있지만 선장은 일의 실체를 궁금해하죠. 대의를 갖고 철학을 가진 인물이길 원했어요. 어떻게하면 그걸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김태리 배우와도 많이 얘기했어요. 구구절절한 사연도 좋지만 항상 앞으로 나아가고자하는 의지를 가진 인물로 그려지길 원했던거죠"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등을 통해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온 조성희 감독. 이번엔 우주SF 장르를 개척하며 한국 영화 다양성 증진에 힘을 보탰다. "죽기전에 크리처물을 해보고싶은 마음이 있다"는 조 감독의 차기 행보에 더욱 기대가 쏠린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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