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받을 수 있을까. 이제 그 결과를 확인할 시간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사진=싱글리스트DB

26일 오전 9시(한국시각) 미국 LA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다. 이번 시상식은 비대면이 아닌 대면 시상식으로 후보자가 직접 참석한다.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한 후보자는 화상 연결을 통해 시상식에 참여한다.

‘미나리’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등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중 가장 강력한 수상 유력 부문은 여우조연상이다. 윤여정은 수많은 외신들로부터 여우조연상 부문 수상 후보 1순위로 꼽혔다.

로튼 토마토는 “윤여정은 ‘미나리’에서 가장 빛난 할머니였다. 올해 그의 이름이 오스카에서 불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시상식 예측 전문 사이트인 골드더비의 오스카 수상 예측 투표에서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부문 1위를 차지했다. AFP통신도 윤여정의 수상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버라이어티는 여우조연상 부문에서 윤여정을 수상 유력 후보(Will Win)와 마땅히 수상해야 할 후보(Should Win)에 이름 올렸다.

사진='미나리' 스틸컷

이 영화에서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아 지난해 선댄스영화제 공개 이후 전세계 주요 영화제, 시상식에서 30개가 넘는 트로피를 거머쥔 윤여정은 오스카 시즌 메이저 시상식에서도 수상 행렬을 이어갔다.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SAG),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아 통계적으로도 오스카 수상이 유력하다. 여기에 23일 독립영화를 위한 시상식인 제36회 필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에서 트로피를 하나 추가했다.

오스카에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아시아 배우는 윤여정을 비롯해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모래와 안개의 집’의 쇼레 아그다쉬루, ‘바벨’의 키쿠치 린코 등 단 4명뿐이다. 윤여정이 수상한다면 제30회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63년 만에 수상하는 두 번째 아시아 배우가 된다.

최근 분위기는 윤여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 내 아시아인 인종차별 문제가 커졌고 할리우드 영화인들이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또한 남녀주연상, 남우조연상 수상 유력 후보가 모두 유색인종인 점이 여우조연상 부문에서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필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 트위터 캡처

오랜 기간 백인 만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은 오스카는 최근 몇년간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의 회원 자격을 대폭 개편해 다양한 인종의 수상자를 배출하려고 노력했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을 탄 것도 그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윤여정에게 모든 것이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과연 윤여정이 26일 102년 한국영화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길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한편 3년 연속 사회자 없이 진행되는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방송사 ABC가 전세계 225개국에 생중계하며 국내에서는 TV조선에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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