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곽동경의 첫 개인전 '틸틸미틸 Tyltyl Mytyl'을 개최한다.

사진=곽동경 '날숨' / 플랜비프로젝트스페이스 제공

지난 4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진행되는 곽동경 작가의 첫 개인전에서는 지난 10여 년 간 촬영한 '510 kilometer' 'LAND landscape' '나머지정리' '날숨' 시리즈 중에서 엄선한 대표작 40여 점을 사진과 영상 작업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첫 개인전의 제목 '틸틸미틸'은 벨기에 극작가이자 시인인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희극 '파랑새(L’Oiseau Bleu)'의 주인공 남매 틸틸과 미틸의 이름에서 가져왔다. 우리에게는 일본어 번역본에서 음차를 한 이름인 치르치르, 미치르로 알려져 있는 틸틸과 미틸 남매가 파랑새를 찾아가는 모험을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이다. 희망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사진=곽동경 '나머지정리' '510kilometer' /플랜비프로젝트스페이스 제공

곽동경 작가의 풍경 사진은 말할 수 없고 비어 있는 것들에 주목한다. 그는 자신이 관심있고 경험했으며 주변의 소소하고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연속적인 평이한 것들을 수집하고자 한다. 이런 한계 설정 안에서 사진이 기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는 모든 행위가 '파랑새'의 희망과 닮아 있다. 하지만 명확한 서사 없이 최소한의 지시만이 담겨 있어 낯설게 다가오기도 한다.

시간성은 사라지게 하고 상징적인 것들을 배제하고자 하는 곽동경 작가는 스펙터클한 이미지보다 밋밋한 것들을 집중해서 관찰하고 고민하고자 한다. 내러티브 방식을 지우고 우연에 맡기면서 촬영을 하고 이미지를 수집한다. 그리고 수집된 이미지를 통해 의미가 없는 것들, 의미의 나머지들, 중립적으로 포기된 것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진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내러티브를 형성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으며 그는 “사진이 역사적인 것을 말한다면 내가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 스스로 말하지 않을까”라는 희망적 반문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오는 23일까지 플랜비 프로젝트 스페이스에서 진행된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