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극 후반 조우진은 위기를 극복하려는 시도로 스피디한 카체이싱 액션을 선보인다. 특히나 문을 열고 달리는 장면은 보기만해도 위험천만해 보인다. 조우진은 촬영 내내 혹시모를 사고에 촉각이 곤두서있었다며 그 때문에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100컷을 찍으면 100컷 다 아찔했어요. 물론 수많은 리허설을 하고 촬영했지만 혹시 모를 확률이란게 있으니까요. 거기다 저희만 조심하면 되는 것도 아니었어요. 로케이션 촬영을 하다보니 시가지에서 갑자기 튀어나올 사람이나 차도 주의해야했죠. 성규에게 몰입하면서 느낀 스트레스보다 그런 사고 위험 때문에 악몽을 많이 꿨어요. 사고나는 꿈. 식은땀 흘리면서 깨기도 하고. 다행히 사고는 없었어요"

'발신제한'에서 폭탄위에 앉은 건 조우진 뿐만이 아니다. 극중 성규의 딸인 혜인 역 이재인 역시 시작부터 끝까지 차 안에서 그와 함께했다. 조우진은 이재인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아빠'와 '딸'로 호칭을 정리하며 '부녀 케미'를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실제 부녀처럼 지내려고 노력을 했어요. 촬영할 때 뿐만 아니라 밥을 먹거나 쉬는 시간에도 부녀지간에 할만한 농담들을 많이 건넸죠. 촬영 매 회차 감탄했어요. 집중력과 몰입도가 굉장히 큰 배우예요. 준비를 해온것도 정말 많구나 생각이 들었고요. 제가 재인 씨한테 많이 기댔어요"

조우진이 이해인과의 부녀케미에 신경 쓴 것도, 딸을 구하려는 아빠 성규 역에 완벽 몰입한 것도 모두 그가 '딸바보'이기에 가능했다. 그는 "제 딸이 없었다면 이런 연기 못했을거라고 봐요"라며 딸과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우리 딸을 통해 느꼈던 부성애같은 것들을 성규를 통해 배워보자는 생각이 컸어요. 촬영을 버티는데 도움도 많이 됐고요. '나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하는 상상에서 시작해서 찍었죠. 각오는 성규 못지 않았겠지만 성규처럼 목숨을 걸고 끝까지 갈 수 있었을까 의문은 있어요. 그래서 성규한테 많이 배웠죠"

"또 가족이란 존재가 더 애틋해지기도 했어요. 일도 더 열심히 하면서 성규처럼 가족들 더 아낄 수 있게 말이죠. 나이만 먹은게 아니라 더 좋은 가장이 되고 싶어요. 근데 얼마나 실천에 옮기고 있는지는 의문이네요"

1999년 연극 '마지막 포옹'으로 데뷔해 어느덧 배우생활 20년을 훌쩍 넘겼다. 조우진이라는 이름은 모르더라도 '도깨비' 김비서, '미스터 선샤인' 임관수, 영화 '내부자들' 조상무 등 캐릭터를 보면 단박에 그를 알아차릴 수 있다. 그만큼 다양한 작품에서 강렬한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자신을 각인시켜왔다. 

조우진은 오랜시간 연기활동을 이어가며 힘들고 어려운 순간도 있었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마음가짐으로 무심한 척, 더 좋은 날들을 꿈꿨다. 그리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많은 이들을 연기로 설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배우로서의 지향점을 전했다.

"그냥 조우진이라는 메뉴판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 메뉴판을 보시다가 제 메뉴를 처음으로 골라주신 분이 김창주 감독님이시고 '발신제한'이지 않을까 싶어요. 늘 똑같이 해왔던 것처럼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만 다지고 있죠"

"배우로서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고 호응하면서 느껴지는 보람이 커요. 그런게 정말 연기하는 직업인으로서 쾌감을 느끼는 순간이죠. 그 또한 계속 연기할 수 있는 원동력이에요"

사진=CJ ENM 제공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