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극 분장을 하고 나오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줄곧 봐온 소녀시대 유리인 줄 몰랐다고 하시더라고요. ‘조선시대가 사람으로 태어나면 수경이’라는 반응이 기억에 남아요”

MBN 종편 1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보쌈'을 통해 안방 시청자를 찾아온 권유리. 첫 사극 연기를 통해 배우로 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시청자들의 받았다. 사극을 “용기가 필요했던 장르”라고 말했지만, 이미 스틸 공개부터 단아한 분위기가 어우러져 화제를 모았다.

“보쌈이라는 소재가 주는 흥미로움 때문에 우선 대본에 흥미가 생겼는데 수경이라는 캐릭터를 소화해야 한다는 건 중압감이었어요. 어떻게 사극을 해야하는지 고민을 했던 거 같아요. 수경이가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반응하는 감정의 골이 되게 깊거든요. 그런걸 이해하고, 접근하는 방식이 다 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잖아요. 그렇게 생각했더니 한결 편안해졌던 거 같아요”

물리적인 고초도 있었다. 한복을 착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헤어스타일 등도 특정 시대에 맞춰야 하다보니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권유리는 보다 빠른 적응을 위해 쉬는 시간에도 불편을 마다치 않았다.

“익숙하지 않은 의상, 익숙하지 않은 분장들이었어요. 첫 촬영 들어가서 열흘 정도까지는 되게 힘들어 했던 거 같아요. 좀 더 빨리 익숙해지기 위해서 시간을 들여야 했어요. 목을 어떻게 가눠야 할지도 잘 몰랐는데, 쉬는 시간에도 (가채를) 풀지 않고 최대한 캐릭터와 합쳐질 수 있도록 시간을 보냈어요. 적응을 하니 그런 의상과 분장, 장소들이 훨씬 더 캐릭터 몰입에 도움을 주더라고요”

옹주에서 청산과부가 되는 기구한 캐릭터인 수경. 가장 어려웠던 감정 연기에 대해 “정말 매 장면이 쉽지 않았어요”라면서도 바우(정일우)와 첫만남을 언급했다.

“바우가 보쌈 자루에서 수경이를 꺼내면서 잘못된 인물을 데려왔다는 것, 그리고 수경이가 옹주라는 걸 알게 되는 장면이 있어요. 수경이 입에는 재갈이 물려져 있구요. 바우와 첫 만남이자 서로 존재를 확인하는 장면인데 텐션이 엄청 났어요. 검은 자루 안에서 화를 내는걸 눈으로 표현을 했어야 했거든요. 눈빛만으로 서로 감정을 주고 받는데 저한테 굉장히 중요한 신이기도 했고, 이야기의 시작지점이라 심적으로도 부담이 됐어요”

심적 부담은 있었지만 결과물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소녀시대 멤버들 역시 권유리의 새로운 도전을 적극적으로 응원해줬다.

“이렇게 잘 어울릴지 몰랐다고 칭찬해주더라고요. 고생을 얼마나 할지 알고 해주는 말이다 보니 애틋한 마음이 느껴지더라고요. 지방에서 추운날씨에 얼마나 힘들까, 고생했다…. 위로를 많이 해준거 같아요. 그렇게 위로를 해주는 친구들이기도 하고요. 진짜 잘 어울린다, 쪽진 머리가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냐 계속 그러고 다니라고 그런 농담도 많이 했어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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