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임기말 다시 동력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76차 유엔총회에서 꺼낸 종전선언 제안에 24일 북한이 호응해 오면서다.

문 대통령은 전날 미국 순방 뒤 귀국길 기내간담회를 통해 종전선언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야권의 공세를 겨냥해 "종전선언에 대해 참 이해가 없다"고 직격했다. 남한은 물론 북중미 등 당사국 모두가 종전선언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이뤘다는 것이 문 대통령 지적의 골자다.

실제 이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종전선언에 대해 "흥미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며 남북대화 가능성까지 언급, 종전선언을 고리로 한 남북대화 돌파구 모색이라는 문 대통령의 구상이 먹혀들어 가는 듯한 형국이다.

유엔총회 이전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로 급격히 얼어붙었던 한반도 정세에 반전의 조짐을 만든 것만으로도 성과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그러면서 대화와 외교가 한반도의 평화 달성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는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고, 대북 대화와 외교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지금껏 여러 차례 밝혔듯이 우린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없고,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에 긍정적으로 응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북한과 미국이 모두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종전선언 논의와 비핵화 협상을 급진전시킬 무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역시 올림픽을 '평화의 제전'으로 만들어야 하는 만큼 종전선언 당사국인 남북미중 모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수 있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처럼 문 대통령이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기대감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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