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잘될 줄은 몰랐어요. 상상도 못할 일이 일주일만에 벌어지니까 얼떨떨하고, 진짜인가 싶어요”

넷플릭스 글로벌 차트에서 오늘의 Top10 1위를 지키고 있는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이 소감을 전했다. 특히 ‘오징어 게임’은 영국에서 만들어진 인기 시리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시즌3와 동시기 공개돼 전세를 역전시키며 화제를 모았다.

그간 국내에서 만들어진 넷플릭스 작품이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인기를 모아왔다면, ‘오징어 게임’은 문화와 언어의 허들을 넘어서며 영어권 국가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성공 요인에 대해 황동혁 감독은 전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빈부격차를 꼽았다.

“넷플릭스와 작업을 하기 때문에 글로벌하게 소비되는 작품을 하고 싶어서 최대한 비주얼적으로 아름다우면서도 심플하게 만들려고 했어요. 아이들 놀이의 단순성은 전세계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거 같아요. 동시에 전 세계가 팬데믹으로 인해서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졌잖아요. 이 작품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세상이 됐다는게 한편으로는 서글픈 일인 거 같아요. 그래서 마지막 성기훈(이정재) 대사를 넣었어요. 우리 모두 경마장 위의 말처럼 살아가고 있잖아요”

하지만 좋은 반응만 있었던 건 아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오징어 게임’이 처음 공개됐을 당시 일본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데스게임 장르물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장르적인 특징을 살려 두뇌싸움으로 흐를 줄 알았던 작품이 드라마적인 서사가 더욱 도드라지며 아쉬움을 드러내는 반응도 다수였다.

“반응을 잘 안보려고 하는데 초반에 누가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사실 이게 만들때 전세계의 모든 사람을 재밌게 해주고 말테야라는 마음으로 했는데 평가를 보고 그건 불가능하겠구나 싶었어요. 데스게임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전혀 반대로 비튼이런 설정이 시시하거나 실망스러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극중 등장하는 전화번호가 실제 존재해 피해자가 발생하는가 하면, 계좌번호 유출로 인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에 이런 오점들이 더욱 눈길을 끌 수 밖에 없었다.

“전화번호 문제는 저희가 없는 번호를 찾아서 쓴다고 했는데, 제작 과정에서 체크를 제대로 못했어요. 꼼꼼하게 살피지 못한데 대해서 사과 드립니다. 이 문제는 제작진에서 해결 중에 있어요. 피해를 입으신 분과도 해결 중에 있고, 영상에서 전화번호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생각 중이에요. 계좌번호는 제작진 중 한 명의 계좌를 썼어요. 계속 놔두면 문제가 될 거 같아서 정리 중에 있습니다”

장르의 특성상 필연적으로 약자의 서사가 들어갈 수 밖에 없었지만, 여성 캐릭터들이 이를 수반하며 일부 불편하다는 시선도 있었다. 이에 황동혁 감독은 “인간이 바닥에 떨어졌을 때 할 수 있는 행위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VIP들이 머무는 장소에 바디페인팅을 한 사람은 남자와 여자가 한 쌍이에요. 인간을 도구화 시킨 사회에 대해 비판하고 싶었거든요. 여성 캐릭터들의 행동은 극단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할 수 있는, 캐릭터 구축을 위한 절실한 선택이었어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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