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김한의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①②’가 30일과 10월 1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클라리넷 신동’ ‘관악계 기대주’로 주목받아온 김한(25)이 협연한다. 보다 견고하고 풍성해진 그의 음악 세계에 들어가려는 클래식 애호가들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2018년부터 핀란드 방송교향악단 부수석으로 활동 중인 그는 2016년(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과 2019년(닐센 클라리넷 협주곡) 이후 서울시향과의 세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된다.

이날 공연에서 그는 5년 전 도전했던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을 다시 선택했다. 이 곡은 독특한 음색을 지녔을 뿐 아니라 강약 조절이 자유롭고 표현력도 풍부한 목관악기 클라리넷의 매력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저음, 중음, 고음 음역대와 미묘한 음조 변화가 돋보인다.

“여러 곡을 추천받았는데 이 곡을 다시 하고 싶었어요. 저의 음악적 성장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이라 여겼거든요. 2016년엔 서울시향과 첫 협연이라 긴장감이 컸어요. 5년 전 협연 이후 보다 체계적인 음악 지식을 쌓고 여러 국제 콩쿠르에 참가하면서 또래 연주자들이 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자극과 아이디어를 얻었죠.”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은 일반적인 A 클라리넷(부드럽고 감미로운 음색)이 아닌 저음역의 바셋 클라리넷을 위해 쓰여진 곡이다. 보통은 A 클라리넷을 위한 편곡 버전을 주로 연주하는데 이번엔 원곡의 느낌을 고스란히 복원하기 위해 바셋 클라리넷으로 연주를 한다.

“이번에 처음 도전해보는 거예요. 언젠가는 이 악기로 해보겠단 생각을 해왔는데 ‘이때 아니면 언제 하겠나’ 싶어서 결단을 내렸죠. 원래 음역대를 연주해 보니까 모차르트가 어떤 음악을 추구했는지가 클리어하게 다가오더라고요.”

통상 클라리넷을 불 때는 오른손 엄지가 하는 일이 거의 없이 악기를 지탱만 한다. 하지만 저음역대는 키가 더 필요하므로 엄지를 사용해야 한다. 이로 인해 엄지 운동을 많이 하게 됐다고 해맑게 웃는다.

클라리넷 아랫부분을 더 늘리느라 길이가 길어졌고 무게도 좀 더 나가게 대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다. 몸통이 길다 보니 깊고 어두운 소리가 난다. 사운드 면에서 독일의 깊은 소리를 낼 수 있어서 깨나 만족스럽다. 빨리 청중에게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모차르트가 작곡한 악기 그대로의 경험은 자신이나 청중 모두에게 재밌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힘줘 말한다.

인터뷰를 한 29일 일본계 독일 지휘자 에리나 야시마와 함께 첫 리허설을 했다. “지난번과 느낌이 많이 다르더라”며 웃는다.

“지휘자 알렉상드르 블로슈랑 연주했을 때는 음악적 아이디어를 직접 제시하지는 못했어요.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부족했던 터라 그의 디렉션을 많이 따라간 편이었죠. 이번엔 에리나 야시마가 제 의견을 최대한 많이 반영하고 존중해줘서 같이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여겨져요.”

모차르트 협주곡이 클라리넷을 가장 잘 설명한다는 이유에 귀를 기울였다. 클라리넷은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의 폭이 넓은 악기다. 목관악기 중 셈여림의 레인지가 가장 크고, 음역대도 관악기 중 큰 편에 속한다. 소리 자체도 밝음부터 어두움까지 어떤 감정이라도 잘 표현할 수 있는, 컬러 팔레트가 다채롭다.

모차르트가 이 곡을 작곡했을 때가 사망하기 3개월 전이었어요. 굉장히 복잡한 감정을 많이 들 때였죠. 그러다 보니 굉장히 밝은 듯하지만 속에 어두움이 공존하는 곡이에요. 그 느낌을 클라리넷의 멜랑콜리한 음색이 가장 잘 표현한다고 여겨요. 정말 밝은 부분에서 어두운 면을 찾아보는 매력이 있죠.“

◆ Who is He

김한은 만 11세에 금호영재콘서트 무대를 통해 데뷔했다. 예원학교와 싱가포르 국립예술학교를 거쳐 영국 이튼 칼리지와 길드홀 음악연극학교를 장학생으로 졸업했다. 독일 뤼벡 음대에서 자비네 마이어를 사사했으며 2018년 하반기부터 핀란드 방송교향악단 부수석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9년 제2회 베이징 국제음악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인 최고 유망주상을 수상했으며 바이츠 퀸텟의 멤버로 참가한 2015년 카를 닐센 국제 실내악 콩쿠르 2위, 2016년 자크 랑슬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 1등상과 청중상, 위촉곡 최고해석상을 휩쓸었다. 2019년 독일 ARD 콩쿠르 클라리넷 부문에선 공동 2위상과 청중상을 받았다.

사진=서울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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