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가는게 너무 아쉬워요. 이렇게 많이 제 작품을 본 적이 없거든요. 공연 보고나면 늘 따뜻함이 남아요. 또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똘똘 뭉쳐서 하니까 더 애틋함이 더 크고요"

사진=호박덩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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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세븐이 2018년 '도그 파이트' 이후 약 3년만에 뮤지컬 배우로서 무대에 섰다. 故김현식의 노래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 '사랑했어요'를 통해서다. '사랑했어요'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음악학교에서 사랑을 나눈 준혁과 은주, 그리고 준혁의 절친한 동생 기철의 이야기를 그린다. 세븐이 맡은 윤기철 역은 친형제같은 준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은주에 대한 사랑으로 북한행을 택하는 인물이다.

아무리 허구의 이야기라지만 북한의 실정을 알고 있는 관객들이 기철의 선택을 선뜻 공감하고 납득하기란 쉽지가 않다. 세븐은 그런 기철의 행동을 "사랑에 미쳐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철은 그냥 사랑에 미친거죠. 사랑에 진심이고 직진인 거침없는 인물. 형에 대한 미안함도 있고 은주에 대한 사랑도 있죠. 그런걸 지키고 싶은 마음인 것 같아요. 다 포기하고 은주를 따라갈 수 있는 용기. 그건 사실 기철이니까 가능한거죠. 근데 제가 아는 기철이는 그렇게 북한에 가서도 행복하게 잘 살았을 것 같아요. 누나를 지켜주고 형을 그리워하고 딸도 잘 키워가면서. 또 거기서 오는 행복을 같이 느끼면서 말이죠"

사진=호박덩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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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하면서 나라면 이럴 수 있을까 매번 생각을 해보는데 그런 용기는 쉽지 않을것 같아요. 현실에서 나오기 힘든 캐릭터긴 하죠. 그렇게 연기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기철화'되고 있는 것도 같아요. 더 힘을 내고 용기를 내고. 이 작품 통해서 얻은거라면 에너지와 용기예요"

가수 입장에서 김현식의 노래에 대해 갖는 애정도 '사랑했어요'에 빠지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세븐은 '바람인줄 알았는데'를 비롯해 '비처럼 음악처럼' '내사랑 내곁에' 등 명곡들을 모두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애절한 사랑 이야기와 기철에 흠뻑 동화됐기 때문인지 자신의 발라드 곡들도 최근 다시 찾아듣게 됐다고 한다.

"김현식 선배 노래로 꾸며진다는 점에서 걱정이 없었죠. 음악에 대한 확신이 있었으니까요. 기철의 넘버 중에는 '바람인줄 알았는데'가 가장 좋아요. 기점으로 사건이 펼쳐져요. 가장 힘을 주는 부분이기도 해요. 에너지가 올라오죠"

사진=스타잇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스타잇엔터테인먼트 제공

"제 노래들 중에서도 의외로 슬픈 발라드곡이 많아요. 최근에 거의 10년 정도 안들었던 곡들을 찾아서 들어봤어요. '잘할게' '이해해' 같은 곡들. 제 노래를 듣는데도 '사랑했어요'에 너무 빠져있다보니까 또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은주와의 장면들이 오버랩되면서 애절함이 커지기도 하고요"

이번 작품은 조장혁, 고유진, 김용진, 강승식(빅톤), 선율(업텐션), 박규리, 임나영 등 가수들이 대거 참여했다. 세븐 입장에서는 같은 가수 출신의 선후배들과 함께 무대를 준비하니 더욱 편안했을 법하다. 

"아무래도 가수들이 많다보니까 굉장히 편했죠. 특히 형들이 잘 해주셔서 동생들도 잘 따라갔죠. 제가 딱 중간이었는데도 불편하게 없더라고요. 다만 코로나19 때문에 다같이 회식 한 번을 못했어요. 연습때도 마스크 끼고 하니까 무대에서 얼굴 마주하고 연기할때 어색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래도 지금은 단체 채팅방도 활발하고 모니터도 해주고 엄청 돈독해졌어요"

②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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