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고 진중한데, 또 한없이 가볍고 발랄하다. 배우 류승룡이 '내 아내의 모든 것' '극한직업'에 이어 또 한번 '류승룡표' 코미디를 선보인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를 통해서다.

류승룡은 극중 7년째 슬럼프에 빠진 베스트셀러 작가 현을 연기했다. 바람을 펴서 아내와 이혼하고, 고3 사춘기 아들로부터 미움받는 가장. 그러면서도 제자이자 작가 지망생인 유진(무진성)에게 사랑을 고백받는 선망의 대상이다. 

이 복잡한 관계의 중심에 있는 현에 대해 류승룡은 "독특하고 찌질하고 비호감일 수도 있지만 현실적이고 솔직하다. 그래서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인간 존중을 바탕에 둔 인물이다"라고 소개했다.

배경 자체가 코믹한 인물은 아님에도 웃음을 유발하는건 역시나 류승룡의 연기가 더해졌기 때문. 그는 기본적으로는 잘 짜여진 시나리오의 대사들을 바탕으로 본인만의 몸짓들을 추가해 현의 코믹함을 끌어냈다.

"이번 작품에서는 대사에서 애드리브가 거의 없었어요. 그 외에 때리거나 뛰어가거나 웃거나 하는 등의 것들은 애드리브이기도 해요. 상황에 몰입하고 집중했을 때 선물처럼 오는 영감들이 있었죠"

"'장르만 로맨스'에서는 웃음을 유발하는 방법이 두 가지인 것 같아요. 슬랩스틱이나 과장된 몸짓들로 인해 나오는 것들도 있죠. 또 누군가를 위로해 주려고 하는데 상처를 주고, 반대로 상처를 받았을 때 나오는 아이러니가 웃음으로 나오기도 해요"

류승룡의 독특한 웃음 유발 포인트는 어디서부터 생겨난 걸까. 그는 자신의 코미디를 그동안의 삶과 연기 경력이 체화된 결과물이라고 봤다. 충청도 집안에서 마주한 웃음 포인트들, 독특한 코미디의 대가인 장진 감독과의 다수 작업, '난타'를 통해 익힌 몸짓 언어 등이 극중 캐릭터의 디테일을 만드는데 도움을 준 것이다. 

"저희 집이 충청도인데 가족들이 다들 시치미 뚝떼고 말씀하시는거보면 너무 웃겨요. 그런 환경들이 연기하는데 도움이 된것같아요. 또 장진 감독과 작품을 많이 하면서 코미디에 대한 것들을 많이 도움 받았어요. '난타'를 하면서 몸짓으로만 웃음을 주는 훈련도 많이 한 것 같고요"

그렇게 류승룡의 몸 속에 녹아든 코미디. 그는 이에 대해 "장아찌 꺼내 먹듯이 숨어 있다가 저도 모른게 나온다"라고 표현했다. 그런 그가 생각하는 웃음, 코미디의 의미는 뭘까.

"코미디는 늘 어렵고 부담스러워요. 웃음 포인트와 기대치가 다 다르니까요. 그래서 최대한 그 상황에 집중하고 정교하게 상황을 만들어야 건강한 웃음이 나올 수 있는 것 같아요. 코미디를 하고 나면 더 즐거울 것 같은데 사실 더 스트레스를 받아요. 허무한 웃음, 실소가 제일 무섭고요. 그래서 더 집중하고 공부하게 되죠"

"웃음은 치유제고 치료제죠. 그래서 코미디가 매력있는 것 같아요. 또한 웃고 나서 나오는 페이소스도 있죠. 근데 또 웃기려고 하면 안되잖아요. 오히려 거부감이 생기니까. 억지로 웃기려고 하지 말자는 부분에서 가장 조심스러웠던 것 같아요"

사진=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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