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서로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세 자매는 저마다의 위치에서 저마다의 방법으로 가난을 마주하고 싸워 나간다. 초반에는 이런 캐릭터성이 모난 돌처럼 시청자들의 마음에 들어맞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정서경 작가는 “캐릭터를 구현할 땐 언제나 이 인물이 어떤 삶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생각해요. 그리고 어떤 동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생각하면서 써요”라고 운을 뗐다.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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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불호 반응을 보면서 주변에서 ‘왜 너는 캐릭터를 호감가게 그리지 않아'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시청자들은 캐릭터를 좋아할 준비를 하고 있을텐데 왜 꼭 싫은 지점을 넣어서 시청자들이 싫어하게 하냐고 하더라고요. 제가 이제까지 시나리오를 생각하면서 사람들이 좋아할만 한 특성을 한번도 넣지 않았다는걸 깨달았어요. 캐릭터를 만들때 이들의 결함으로 시작하는거 같아요.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이 결함에도 불구하고 캐릭터가 사랑받길 원하는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정서경 작가가 만든 작중 인물들은 결국 시청자들을 설득시켰고, 특히 이들이 맺고 있는 관계성에 뜨겁게 환호했다. 최종회에 가서는 화영(추자현), 인주(김고은)이 ‘찐사랑’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일반적이지 않은 두 사람의 관계에서 화영이 인주를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본다고 의도했는지 궁금했다.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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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영과 인주의 관계를 설정하면서 사랑하는 많은 친구들을 떠올렸어요. 젊은 시절을 생각하면 친구들이 마치 부모처럼 저에게 많은 걸 가르쳐주고 단도리 해가면서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화영을 썼기 때문에 찐사랑처럼 느껴졌을 거 같아요. 얼마전에 추자현 배우님을 만났는데요, 제가 생각한 걸 보여주고 있었어요. 화영과 인주 이야기의 빈 곳이 무척 많아서 배우님이 상상으로 그 부분을 매우셔야 했는데, 화영이 싱가포르에서 덤프 트럭과 인주 사이에 끼여들어서 한 생각이 ‘쟤가 잘못되면 내가 끝난다, 쟤가 끝나는 것이 내가 끝나는 거다'하면서 그 장면을 받아들이신 거라고 해요. 그런 종류의 우정이 여자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는게 아닌가 하면서 이 관계를 설정해봤습니다”

③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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