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빈센트발은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작품에서 많이 사용했다. 작품의 영감을 얻는 방법이나 창의적으로 이를 그려내는 과정에서 남다른 노하우가 있을 것 같았다. 그의 작품 제작 과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했다.

사진=(주)디커뮤니케이션
사진=(주)디커뮤니케이션

빈센트발은 일상 소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물건이 무엇인지 모르면 흥미가 떨어진다. 예를 들어 숟가락의 그림자가 여자로 바뀌는 등 아는 것에서 아는 것으로 바뀌는 과정이 좋은 것 같다. '알고보니 이런 면도 있었네'라고 생각하는 과정이 재밌는것 같다"고 전했다.

여기에 "그림자에 상상력을 더하면 재미난 무언가가 되는 것 같다. 재미없는 사물도 보는 시각에 따라서 재밌게 바뀔 수 있다"면서 "처음에는 백지에서 시작한다. 아무생각없이 시작해야 열린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다. 조명을 돌려보면서 그림자를 보다보면 여러가지가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터무니없는 것으로 변하는 것이 아닌 연결되는 규칙이 있는 무언가로의 변경 혹은 이름이나 발음을 통한 언어유희를 통해 작품을 제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때로는 메세지를 먼저 떠올리기도 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 중 하나가 미국 맥도날드에서 있었던 과잉 진압에 희생된 흑인 피해자에 관한 것이었다. 

사진=(주)디커뮤니케이션
사진=(주)디커뮤니케이션

이날 해당 작품을 실제로 보여주기도 한 그는 "1년전 쯤 일어난 사건을 보면서 무언가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조명을 돌려보다가 플라스틱 뚜껑이 깨진 것을 발견했는데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오는 것이 슬퍼보였고 시위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이를 눈물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빈센트발은 독특한 접근법과 상상력을 끊임없이 발휘해서 작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만큼 창작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았다.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한 노하우도 궁금했다.

하지만 그는 "평소 특별한 것을 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만화를 보는 것을 좋아해서 낙서를 많이 했다. 그림 그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였다"라며 "평소 음악을 듣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음악 선곡을 매달 정리한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사진=(주)디커뮤니케이션
사진=(주)디커뮤니케이션

또한 "감독 시절에는 영화의 아이디어가 생기면 결과물까지 오래걸렸다. 돈도 많이 들고 검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 등 여러가지 간섭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빠르게 결과물이 나오고 의도 표출도 쉽다. 혹여 잘못되더라도 이해관계가 없어서 좋다"면서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빈센트발은 영화 감독으로 시작해 이제는 전시를 통해 그림자아티스트로 불리고 있는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다. 내년에는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고, 영화학교에서 강연도 있고 만화책 각본도 쓰고 있다는 계획을 밝혔다.

빈센트발은 여러 창작활동에도 자신을 예술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예술에 대한 소신을 전했다. 그는 "예술이 삶이랑 관련 있다. 우리는 모두 같은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다. 서로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삶의 목표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주)디커뮤니케이션
사진=(주)디커뮤니케이션

끝으로 그는 "처음으로 모든 영상과 설치작품을 모았다. 그래서 이번 전시가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관람객의 삶에 변화가 생겼으면 좋겠다. 그림자가 어디에나 있으니까 색다른 것을 찾아내는 것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면서 전시회의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

한편 '빈센트 발 : The Art of Shadow'는 서울 송파구 잠실 MUSEUM 209에서 11월11일부터 2023년4월23일까지 개최된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