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의 아이돌' 박은석이 이번에는 '파우스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젊은 파우스트를 맡아 깊숙한 인간의 본질부터 풋풋한 사랑이야기까지 안정적으로 극을 이끌고 있다. 그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이 이번에도 빛을 발휘하고 있다. 

사진=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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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에서 박은석은 유인촌(파우스트), 박해수(메피스토), 원진아(그레첸)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이번 작품에 참여한 계기에 대해 그는 "고전이라는 것에 홀렸던 것 같다. 굵직한 것을 하고 싶었다. 무겁고 어려우면서 무게감 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알았다. 대학로에서 10년 넘게 연기를 해왔기 때문에 알을 깰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보통 한명이 늙은 파우스트와 젊은 파우스트를 연기했는데 이번에는 분리되어 있었다. 유인촌의 젊은 버전이라는 부담이 있었지만 잘 리드해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파우스트'처럼 "굵직하게 인간의 본질을 다룰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 작품 안의 캐릭터에 맞는 연기가 중요한 것 같다"라며 캐스팅 배경에 대해 "연출님이 저의 개인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알고 계셨다. 파우스트 젊은 날의 다채롭고 밝으면서 통통튀는 면을 저에게 기대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파우스트' 1막은 늙은 파우스트 유인촌이 주로 나서고, 2막은 젊은 파우스트 박은석이 맡으며 극명한 대비를 보여준다. 연출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지만 같은 인물을 연기하는 만큼 흐름이 이어지는 것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또한 젊은 파우스트에게 중요한 그레첸과의 사랑이야기도 표현해야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사진=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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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석은 "젊은 모습은 유인촌과 완전히 다른 캐릭터처럼 보이도록 했다. 하지만 연습을 해보니 완전히 버리고 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레첸과 로맨스를 할 때는 자유롭게 하더라도 메피스토와 대치하는 모습이나 감옥 장면 등은 늙은 파우스트 감성이 나오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달 반을 넘게 매일 함께하다보니까 유인촌의 연기 톤이나 고전적인 문맥들이 자연스럽게 흡수가 된 것 같다. 유인촌의 화술을 가지고 가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 젊어져도 영혼은 파우스트이기 때문에 메피스토에게 지시할 때 선생님 톤으로 나오도록 했다. 반면 그레첸과는 더 청년처럼 나오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언어 콤플렉스에 대한 부분도 많은 연습을 통해 극복했고, 진정성 있게 대사를 내뱉은 것의 중요성을 배웠다는 것도 부연했다.

그렇다면 박은석이 가장 중점을 두고 연기한 부분은 어딜까. 그는 "파우스트는 자기 몸 안에 2가지 영혼이 있다고 했다. 천상의 모든 것을 가지고 싶으면서도 지상의 쾌락을 느끼려고 했다. 그래서 저도 두 가지를 모두 가져가려고 했다. 숲에서 갈팡질팡하는 마음이나 메피스토의 말에 흔들리지 않으려고 하면서도 흔들리는 내적인 밀당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봤다. 그것이 현대인을 표현하는 이미지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현대인들에게 거울로 다가오도록 했다"고 말했다.

사진=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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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기존 작품들과 다르게 원캐스트로 나서면서 체력관리도 중요해졌다. 그는 오랜만에 원캐스트를 하게 된 것에 대해 "체력적으로 조절이 필요하기는 하다. 그래도 매일 넓은 관객석이 꽉 차게 되니까 매일 첫 공연을 하는 느낌으로 임하고 있다. 배우들도 관객의 기분이 다르다보니까 더 채우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목관리를 해야하는 부분이 있지만 같이 호흡하면서 집중력도 높아지고 변수가 적은 것은 장점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주로 대학로에서 공연을 해왔는데 이번에 더 커진 극장에서 원캐스트로 임해야 해서 뼈를 묻어야했다. 박해수나 원진아도 방송을 병행했던 배우들이다. 모두 연극에 시간을 내서 임하고 있어서 같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며 '파우스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②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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