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에 이어서...

이번 영화 '거미집'은 호평과 함께 뜻하지 않은 소동도 이어졌다. 고 김기영 감독의 유족들이 송강호가 연기한 김열 감독이 고인을 모티브로 하여, 부정적으로 묘사했기에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 개봉을 앞두고 논란이 되었으나 다행히 극적 합의로 무사 개봉을 일궈냈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사진=바른손이앤에이

"고 김기영 감독님은 내가 존경하는 선배 감독이다. 항상 어딜 가든 그렇게 말한다. 늘 언제나 그런 감독이 되고 싶다고 한다. 이번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두고 유족들을 찾아 뵙고 진솔하게 말했다. 고 김기영 감독님을 향한 존경심을 가장 많이 얘기 했었다"

사실 두 사람의 인연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과거 김지운 감독이 데뷔 전에 김기영 감독 작품의 조감독 면접을 봤다고. 이에 대해 그는 "조감독 자리를 소개 받아 면접을 보러 갔다. 당시 김기영 감독님이 나에게 영화 '400번의 구타'에 대한 엔딩을 해석해보라는 미션을 주셨다. 같이 갔던 다른 감독은 65점을 저는 80점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사진=스튜디오 룰루랄라/바른손이앤에이
사진=스튜디오 룰루랄라/바른손이앤에이

고난과 역경을 딛고 정상 개봉까지 달려온 '거미집'. 영화 내용 역시 김감독의 고군분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히 영화 속에서 한 번의 카메라 워크로 완성하는 시퀀스를 말하는 '플랑 세캉스'라는 단어는 여러번 등장한다. 완벽한 조합에 대한 김감독과 김지운 감독의 이야기가 담긴 포인트다. 

-영화 속 '플랑 세캉스'가 인상적이다.

"'플랑 세캉스' 를 활용해 극중 김열 감독이 어떻게든 해내는 것처럼 나 역시 그런 면에서 영화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역경과 고난에 부딪힌 사람들이 어떻게든 해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VIP 시사회가 끝나고 뒤풀이에 오지 않은 한 감독에게 전화했더니 '영화를 보고 지금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라고 하더라. 최고의 칭찬이고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영화인들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자극제가 될 것 같다.

"격려와 자극을 줬다고 표현하는건 너무 고무적이다. 내가 만들어보니 이렇게 힘을 얻었으니 자네들도 너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이어가라 라고 하고 싶다."

한편 영화 '거미집'은 다 찍은 영화의 결말을 바꿔 걸작을 만들고 싶은 김열(송강호 분) 감독이 악조건 속에서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을 완성하는 앙상블 코미디다.  러닝타임 152분, 15세 이상 관람가. 9월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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