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할법한 긴 연휴에 한 스푼 재미를 더할 영화 '거미집'이 드디어 개봉했다. 영화 속 '미도' 역을 착실하게 해낸 배우 전여빈은 올 추석의 보름달처럼 환한 미소로 자신만의 색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전여빈과 함께 영화 '거미집'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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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 소감이 어떤가

"치열하고 뜨겁게 촬영을 했던 시기가 떠오른다. 개봉까지 시간에 나를 맡겼다. 그래서 유유히 보내다가 개봉일이 정해지니 새로운 시간이 왔구나 싶더라. 영화 '거미집'을 촬영할 때 기쁘고 행복하고 참 다양한 기분을 맞이하면서 찍었다. 나 스스로도 한 뼘 더 매일매일 나아가는 기분이 들어 시원섭섭하다"

- 김지운 감독과 오랜만에 만났는데 어땠는가

"이번 작품은 감독님이 먼저 미도 역할에 제안을 주셨다. 당연히 영화 대본을 보자마자 만나고 싶었던 캐릭터라고 생각해서 하겠다고 했다. 데뷔 전까지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과 같은 작품을 좋아했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 마음을 모으는 사람들에게 갈망을 느끼고 좋아하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미도를 표현했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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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빈은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속으로'에서도 활약했다. 해당 작품도 가을에 개봉을 하면서 전여빈의 다채로운 색이 어디까지인지 엿볼 수 있는 시기였다. 하지만 촬영 기간이 겹쳐 그에게 극과 극의 시간이나 다름없었을 터. 

-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속으로'도 최근에 개봉을 했다. '거미집'과 촬영기간이 겹쳤을 것 같다.

"촬영을 준비하는 데 있어 2-3개월이 겹쳤었다. 제일 힘든 건 역시나 체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 모두다 즐겁게 찍을 수 있었다. 다들 보시면 아시겠지만 작품의 캐릭터들의 특징이 뚜렷해서 표현하는게 어렵지 않았다"

- 거미집에서는 열정을, 너시속에서는 멜로를 그대로 고스란히 오가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기분이었겠다.

"그렇기도 했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 '너의 시간 속으로'의 민주는 민주대로, 준이는 준이대로, '거미집'의 미도는 미도대로 달랐다. 굉장한 에너지가 뿜어나오는 미도에게 사랑스러움과 열정을 다 담아서 연기했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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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도는 참 요즘 보기 힘든 캐릭터다. 그래서 인상깊었다.

"맞다. 캐릭터를 처음 만났을 때 '숏컷'이면 좋겠다고 하기도 했다. 최대한 미도스러운 표현을 하기 위해서 다양한 상상을 했다. 그런 헤어스타일만으로도 변화가 많은 당시 시대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하고자 하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의지와 욕망을 고스란히 담은 여성이라고 생각해서 자유롭고 광활하게 뻗어나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싶었다. 온갖 소품들도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쓰고 그 안에서 연기를 했다"

- 미도와 본인의 싱크로율은 어느정도인가

"솔직히 미도는 열정이 과다하다. 그런데 그 모습 자체가, 미도라는 사람이 보여준 열정이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느껴졌다. 사람이살아가면서 어떤 것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가질 수 있다는게 얼마나 귀한 일이겠는가. 어느순간 찾아올지도 그 열정을 드러내는 미도에게 끌렸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

- 미도가 훌륭한 제작자가 될 것이라고 믿는가

"당연하죠. 어떤 격렬한 시기를 거치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언젠간 영화 속 '거미집'과 같은 작품을 찍을 수 있는 제작자가 될 거라고 믿는다. 저는 미도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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