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신록의 연기는 한계가 없다. 연극 무대에서 화려한 실력을 자랑한 그가 브라운관에 얼굴을 보인지는 고작 2년 밖에 되지 않았다. 최근 화제작인 '유괴의 날'에서 서혜은 역으로 긴장감을 자아내는 중인 가운데, 10일 종로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사진=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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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률이 연일 치솟고 있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꼼꼼하게 시청률도 챙겨보고 있다"

- 잘 될거라고 생각했는가

"캐릭터가 다채롭고, 이야기의 진전이 상당히 빠르다. 반전도 있고. 이 작품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명준(윤계상)과 로희(유나)의 케미가 이 작품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 주변 반응은 어떤가

"이제 막 서혜은의 비밀이 풀리고 있어서 다들 저처럼 긴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기도 하다. 서혜은의 거짓말 플레이를 함께 끝까지 지켜봐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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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록이 연기하는 서혜은 역은 정체도, 온전히 그의 서사도 이해하기 힘든 역할이다. 악랄하지만 공감이 가지 않는 인물. 그를 두고 시청자들의 해석도 다양하다.

- 시청자들의 평가가 매 회차가 공개되면 항상 올라온다

"어떤 분이 '스톡홀름 신드롬'이라고도 표현하더라. 추리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시청자들 역시 스토리를 따라가고 있구나 싶었다. 후반부터는 더 미친듯이 스토리가 쏟아지니 끝까지 지켜봐주셔야 한다"

- 서해은이라는 인물은 참 입체적이다

"말 그대로 알 수 없는 인물이다. 욕망을 품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진짜인듯, 가짜인듯 알 수 없게끔 만드는 그의 플레이가 연기하는 내내 재미를 더했다. 그래서 6회까지는 이해보단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 남은 회차에서 활약상이 있는가

"갑자기 사건들이 폭발적으로 확장되면서 동시에 해결이 된다. 이야기를 절로 쫓아가게 될 것이다. 혜은이라는 인물이 사건의 중심에서 어떤일이 벌어졌는지를 보여주는 핵심적인 역할이다. 솔직히 혜은은 이해할 수 있지만 동의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여겼다"

- 왜 그렇게 해석했는가

"연기를 하면 인간으로써 깊이 공감하고, 모두가 동의하지 않아도 나는 이해해야 하는 연기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런데 혜은이라는 인물에는 상당히 동의할 수 없어서 힘들었다. 도전이었다. 마음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이 인물을 어떻게 이해해달라고, 시청자들에게 무슨 말로 호소해야할지 매순간 어려움이었다. 알다시피 이미 유괴를 사주하는 거부터 나쁜 사람이지 않냐. 혜은이라는 인생이 기구하고 파란만장이지만 그의 악행의 이유는 언제나 변명에 불과하다. ‘이게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라고 하는데 이해는 하지만 동의할 수 없는 인물이다"

사진=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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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하기 힘든 캐릭터인 혜은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김신록. 새로운 도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혜은에 대한 이야기는 끊이질 않았다.

- 혜은은 솔직히 모성애가 없다

"사실은 딸을 사랑했지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됐다 라는 서사조차도 너무 그 인물한테는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깔끔하게 어떠한 감정이 없는 역할로 연기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 명준에게도 진심이었을까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동의 될 수 없는 인물을 연기하고 있다. 전 남편인 명준도, 자신의 딸인 희애도 다 사랑이야 했다고 말은 하겠지만, 자기애가 깊어서 다 사랑했다고 말만 할 뿐이지 면밀히 들여다 보면 오직 스스로만 사랑했을 것이다"

캐릭터 해석이 남다른 김신록은 이미 연극판에서는 뛰어난 실력으로 인정을 받은 배우다. 그가 느끼는 매체 연기와 연극의 차이는 무엇일까.

- 캐릭터 해석부터 작품을 고르는 눈이 정말 독특한 캐릭터를 고르는 것 같다. 작품을 해석하는 힘이 무엇인가

"어떤 연기를 좋아할 것이다 라는게 개인 편차도 있을 것이고, 취향도 다르지 않냐. 어느정도 실시간으로 달라지기도 하는 게 연기인 것 같다. 그래서 믿을 건 내 취향 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 때 그 순간에 맞춰서 연기를 하고 있다. 오직 나의 취향에 맞게"

- 그런 태도가 된 이유가 있는가

"어딘가 공연하러 가면 어떤 배우의 대기실은 정리도 잘 되어있고, 물건도 다양하게 놓여있다. 하지만 나는 공연이 마지막인 날까지 물건이 거의 없다. 마치 공유 오피스에서 언제든 자리를 뺄 수 있는 사람처럼. 늘 새로운 역할을 작품 세계 속에 잘 녹아드려고 하면 다른 인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작품에서 이 인물의 요구 되는 것을 잘 해내면 기본적으로 되는 것 같다. 항상 여러 퍼즐로 채워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여러 역할을 확장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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