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이 슌지 감독의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 ‘키리에의 노래’ 개봉에 맞춰 다시 한국을 방문했다. ‘립반윙클의 신부’ 이후 7년만에 서울을 찾은 이와이 슌지 감독은 “서울에 온 것은 이번이 7년만이었는데, 그때가 12월이었어요. 굉장히 추워서 겉옷을 여러겹 입었는데 오늘은 날이 따뜻해서 좋은거 같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미디어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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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많은 한국 관객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러브레터’의 감독이기도 한 그는 “제가 서른살 정도에 만든 작품입니다. 약 30년이 지났는데요, 지금도 30년 전에 만들었던 제 영화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굉장히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러브레터’는 저와 한국 관객을 이어준 첫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제 인생을 뒤돌아봤을때 기적같은 영화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 7년사이 한국 영화와 K-컬쳐의 위상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한국 영화계는 활기가 넘치고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배두나 배우와는 단편영화밖에 찍지 못했기 때문에 언젠가 제대로 영화를 찍고 싶습니다. 그리고 K-POP이 활기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K-POP 쪽과도 콜라보해서 영화를 찍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영화의 주인공인 키리에 역은 아이나 디 엔드가 맡았다. 본업이 아이나 디 엔드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 첫 데뷔를 하게 됐다. 그의 어떤 면이 키리에를 완성시켜줄 것이라고 확신했냐는 질문에 감독은 “굉장히 오래된 일본 영화를 오마주를 했다”며 맹인 샤미센 악사가 등장하는 작품을 언급했다. 

“그 영화는 주인공이 맹인 여성이고, 일본의 전통악기 샤미센 연주하며 전국을 돌아다니는 사람입니다. 실제로 일본에는 그런 직업이 존재 했습니다. 전설 중에 굉장히 유명한 샤미센 악사가 노래를 했을 때 각 집의 창문이 다 흔들릴 정도로 전율이 돌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아이나 디 엔드의 노래를 들었을때 그 맹인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었고요, 제 머릿속에서는 전설속의 가수의 모습과 아이나 디 엔드가 겹쳐졌습니다”

사진=미디어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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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생태계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 있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생각은 어떤지 물었다. 감독은 “영상 작품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영상업계는 격하게 변하는 장이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카약같은 작은 배에 몸을 싣고 격한 급류 속에서 열심히 헤쳐나가는 감각으로 작업을 하고 있고요, 천천히 여유를 갖고 제가 원하는 걸 만들기 위한 장소가 없다는 생각이 들고, 고되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AI도 나오면서 아마도 이 업계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 속에서 제가 할 수 있는 표현이나 일할 수 있는 장소를 찾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②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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