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이 없는 게 반전이 돼버린 ‘경성크리처’가 호불호 평가 속 화제의 중심에 있다.

넷플릭스 ‘경성크리처’는 광복을 앞둔 혼란의 경성을 배경으로 한 작품. 이미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기성 작품들이 많지만, 무려 700억이 투자된 크리처 장르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샀다.

지난 25일 ‘경성크리처’ 주연 배우 한소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올리며 “경성의 낭만이 아닌, 일제강점기 크리쳐가 아닌, 인간을 수단화한 실험 속에 태어난 괴물과 맞서는 찬란하고도 어두웠던 그때 그 시절 사람들의 이야기 서로가 서로를 사랑으로 품어야만 단단해질수 있었던 그해 봄”이라는 작품 해석을 덧붙였다. 

역사적 사실을 두고 불쾌감을 표출하는 일본 시청자들의 비난이 쇄도했지만 한소희는 “슬프지만, 사실인걸”이라고 대처했다. 일본 시장을 의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한소희의 용기 있는 행동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지만 ‘경성크리처’에 대한 혹평을 지울 수는 없었다.

‘경성크리처’의 주인공은 혼란스러운 시대를 지나고 있는 청춘의 얼굴을 그린다. 주인공의 설정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다고 해서 모두가 독립운동에 투신한 영웅일 수는 없다.

하지만 필연적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는 독립군 캐릭터가 엉뚱한 방향으로 소비된다. 주인공들을 부각시키기 위해 오히려 독립군의 비참한 현실이 강조되는 느낌마저 준다.

정동윤 감독은 지난 19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과 크리처라는 장르의 조합이 탄생하게 된 데 대해 “작가님과 작품을 만들 때 연출자로서 경성 이야기를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다”며 “그러면 우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 시청자들에게 알려질 수 있는 세계관에 크리처를 섞어서 만들면 전달될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의도는 좋다고 대중의 평가를 피해갈 수는 없다. ‘경성크리처’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소비되는 콘텐츠다. 재미나 완성도 측면에서도 훌륭했어야 만든 사람들의 ‘의도’도 오롯이 전달될 수 있다. 파트1은 엎질러진 물이다. 지금의 분위기라면 파트2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도 크지 않다. 다만 좋은 의도를 위해서라도 파트2의 반전이 있길 기대해본다. 

한편 넷플릭스 ‘경성크리처’ 파트2는 내년 1월 15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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