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역대 최대 규모의 횡령 사건을 저지르고 해외로 도피했다가 1년 4개월 만에 검거된 최모씨가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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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이수웅 부장판사)는 14일 오전 10시 10분 101호 법정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사전자기록위작, 위작사전자기록행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최씨에 대해 첫 심리를 진행했다.

재판부는 인정신문을 통해 피고인의 성명, 연령, 주거, 직업 등을 물어 법정에 출석한 사람이 피고인임이 틀림없는지를 확인했다.

이어 공판 검사의 공소 요지 진술이 이어졌다. 이에 최씨와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제출한 증거도 모두 동의해 법리 다툼이 없음을 거듭 확인했다. 최씨는 국민참여재판을 받기를 원하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원하지 않는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다만 재판부는 최씨가 횡령한 금액을 코인에 투자한 뒤 도피한 외국거래소에서 환전해 얻은 범죄 수익에 대한 경찰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사건을 추가 병합하기로 했다.

최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관리팀장으로 재직하며 총 4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2월 구속기소 돼 원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그는 2022년 4∼9월 국민건강보험공단 내부 전산망을 조작하는 등 18차례에 걸쳐 총 46억원을 횡령한 뒤 해외로 도피했다.

횡령한 자금은 가상화폐로 환전해 범죄 수익을 은닉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건보공단은 2022년 9월 최씨를 경찰에 고발하고, 민사소송으로 계좌 압류·추심 등을 진행해 지난해 횡령액 46억원 중 약 7억2천만원을 회수했다.

필리핀으로 도피한 최씨를 인터폴 적색 수배한 경찰은 추적팀을 편성해 1년 4개월간 뒤를 쫓은 끝에 지난 1월 9일 마닐라 고급 리조트에서 최씨를 검거했다.

같은 달 17일 국내로 송환돼 취재진 앞에 선 최씨는 횡령 혐의를 인정한다면서도 빼돌린 돈의 행방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또 단독범행임을 주장하며 "회사와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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