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실패한 불량품'이라고 비하했다는 논란에 대해 "국민을 향한 것이 아닌, 대리인끼리의 비판은 표현의 자유"라고 칼 정리했다.

사진=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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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원로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부겸 전 총리가 막말 논란에 우려를 표하며 사실상 공천 철회를 요구했지만 일축한 셈이다.

이 대표는 이날 경기 하남시 신장시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대통령 욕하는 게 국민의 권리 아니냐'라고 했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했다고 자신을 비난한 정치인들을 비판하거나 비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 역시 마찬가지다. 저에 대해 온갖 험악한 언행을 한 당내 인사들이(비명계) 많지만 제지하면 끝이 있겠는가.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며 "제 욕 많이 하시라. 뭐라고 안 한다. 우리는 막 물어뜯겨도 된다. 물어뜯는 것도 재미 아니냐. 안 보는 데서는 임금 욕도 한다. 조선시대에도 저잣거리에서 왕을 풍자한 극을 했다고 잡아가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표현의 자유는 그 선을 넘느냐 안 넘느냐 차이"라며 "이 나라 주권자인 국민을 폠훼하거나 소수자나 약자 비하하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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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친일 망언을 겨냥하며 "심지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일본인의 사고를 가지고, 일본인식 발언을 하는 사람들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주권자의 대리인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양 후보의 발언을 문제삼아 비판의 날을 세운 국민의힘을 저격했다. 이 대표는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국민의힘이 그런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 '환생경제'로 노 대통령을 입에 담지 못할 언사로 조롱하고 모욕했던 자들이 아닌가. 정신세계가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맹폭했다. 

양 후보는 언론연대 사무총장 시절인 2008년 5월13일 미디어스에 실은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불량품'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밀어붙인 노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고 썼다.

또 '미친 미국소 수입의 원죄는 노무현'이란 다른 칼럼에선 "낙향한 대통령으로서 우아함을 즐기는 노무현 씨에 대해 참으로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적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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