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열심히 일한 뒤 떠나는 ‘특별한 이벤트’로 여겨지던 말은 고색창연해졌다. 세대를 초월해 무시로 이뤄지는 일상으로 탈바꿈했다. 재충전을 위한 휴가 여행부터 나 홀로 혹은 가족여행, 캠핑카 여행, 덕질 여행 등 그 모습도 다채로워졌다.

다가오는 여름을 앞두고 여행 욕구가 분출하는 여름을 앞두고 글로벌 여행 마켓플레이스 여신(여행의 신) 경지에 오른 스카이스캐너의 여행 트렌드 및 데스티네이션 전문가 제시카 민을 만났다.
스카이스캐너는 전체 여행 데이트 분석하고,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발표한다. 최근 알파 Z세대에 포커스를 맞춘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들 세대 61% 여행자들이 여행에 관심이 많다. 널리 알려진 해외 유명 여행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면서도 똑같은 걸 자기만의 색깔로 표현하는 세대만의 특성이 관통한다. 여행지에서 특정 식당을 가거나 경험을 했을 경우 이를 SNS에 업로드하면서 공유한다. 또 정보의 홍수 속에 살기에 뭔가를 습득하는데 있어 매우 스마트하다. 그러다 보니 가성비를 따질 수밖에 없는 듯하다. 경쟁력 있는 여행지 가서 나만의 것을 가져간다고 할까?”

제시카 민은 스카이스캐너의 아시아 헤드쿼터 오피스가 있는 싱가포르에서 근무 중이다. 아시안과 한국인 여행객들의 성향을 수시로 접하는 최전선에 있다.
“혼자 여행 가는 비율이 꽤 높았다. 미성년의 여행 경험도 생각보다 많았다. 한국 여행자들의 여행 욕구가 계속 높은 추세다. 88%의 유저들이 온라인 채널을 통해 여행에 대한 영감을 얻는다. 가장 큰 비중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다. 온라인으로만 봤던 것을 직접 경험해보고 나만의 여행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양상은 나라별로 서베이를 했을 때 비슷하다. 이들 중 60% 정도가 혼자 여행을 꿈꾸고, 경험했다고 말한다.”
여행 전문가로서 그가 바라보는 요즘 젊은 세대는 경험을 중시한다. 그러기에 여러 가지 시도를 한다. 예를 들어 축구를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유럽여행을 계획할 때 EPL(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을 비롯해 지역별 리그 순례에 관심을 갖는다.

손흥민의 토트넘이든 이강인의 PSG(파리 생제르망)든 구단 방문을 고민할 때 효과적인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사이트에서 다구간 검색. 인아웃 조합, 가격변동 알림 등 성향과 계획에 맞춰 유연한 플랜을 짜고, 가격 비교를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에서 만족감을 느낀다.
코로나 전에는 특정 나라를 가보는 게 중요하고, 몇 개국을 가는 게 중요했다면 엔데믹에는 여정을 얼마나 즐기고 만족하는지가 중요해졌다. 하늘길이 막혔던 코로나 때 여행에 대한 갈망이 워낙 컸고, 얼마나 어려울 수 있는지 경험했기에 한번 떠났을 때 충분히 느끼고 즐기려는 의식이 강해졌다는 설명이다.
여행 디자이너로서 그가 생각하는 ‘여행’의 가치는 무엇일까. “휴식의 측면에서 유의미하고 더불어 삶의 큰 원동력이다. 다음엔 여기를 가봐야지 하면서 일상에 더 최선을 다하게 된다. 여행을 통해 시야를 넓히게 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가치다.”
한국에서 태어나 쿠알라룸푸르에서 유년기를 보낸 그는 싱가포르경영대학을 다녔다. 전공은 경제학과 재무학이었다. 스캐이스캐너가 IT에 기반한 여행 테크회사여서 전공을 살려 10년 전 입사했다. 들어와 보니 적성에도 맞았다.

대학생 때는 해외여행이 빈번한 도시국가 싱가포르의 특성상 동남아 국가 여행을 많이 다녔다. 입사 이후 회사 동료들이 희귀한 여행지를 많이 다니고 특별한 여행을 하는 것을 보며 사고의 전환이 이뤄졌다. 예전보다 여행을 더 많이 좋아하게 됐고, 이 일을 하는 것에 만족감을 느꼈다.
“어디든지 검색해서 저렴한 곳을 아무 데나 간다든가 들어보지도 못했던 섬을 간다거나 하는 식이다. 막상 가보니 그리 어렵지 않았기에 쉽게 스며들게 됐다. 난 계획을 아주 길게 짜거나 짧게 짜거나 한다. 꼭 올해 가야 한다면 6개월 넘게 계획을 세우고, 이번 주 너무 힘들어서 휴식이 필요하다 싶을 땐 다음 주라도 아무 데나 간다. 내 스케줄에 맞는 출발 시간과 저렴한 곳이 어디인지 부지런히 검색해서(웃음)”
특히 스카이스캐너에 ‘저렴한 달’ 검색 기능이 있어서 5월 중 제일 저렴한 여행지 조합을 시도하며 골라 갈 수 있다고 추천한다. 특히 젊은 세대는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으니 다양한 조합으로 생각지도 못한 보물을 발굴하고, 자기만의 여행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최근에 갔던 인상적인 여행지로 크로아티아를 꼽는다. 한국 유저들에게는 유럽으로 가는 중간에 들르는 여행지로 여겨지는 곳인데 시작점으로 정해도 좋은 곳이란다. 그가 가본 유럽 바다 가운데 가장 깨끗했다. 산업화가 고도화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청정한 자연을 만끽할 수 있었다.
“좋은 여행은 긍정적인 마음과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 보통 첫 여행 관련 얘기를 할 때 안전이 큰 주제로 등장한다. 그런데 사람 사는 곳에 가는 것이기 때문에 여행지에 갔을 때 안전에 함몰돼 경직된 마음이 아니라 엔조이하는 마음으로 현지와 사람들을 접한다면 더 인상적인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진= 스카이스캐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