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요정’ 김연아에 이어 또 한명의 요정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오늘(18일)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3·연세대)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손연재의 소속사인 갤럭시아SM은 “손연재가 다음달 열리는 2017 리듬체조 국가대표 개인선수 선발전에 출전하지 않을 예정이며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젊은 나이인 손연재가 은퇴를 결심하게 된 배경을 짋어본다.

 

◆ 리듬체조 두각 보이며 ‘요정’ 급부상

6살에 리듬체조를 시작해 2010년 성인무대에 데뷔한 손연재는 그해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종합에서 동메달을 따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리듬체조 강국인 러시아에서 훈련해온 손연재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결선 5위에 올랐고 리듬체조 스타로 떠올랐다.

4년 만에 재도전한 2016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짜 월드컵에서 개인 최고점을 새로 써가며 기대감을 키웠다.

리우올림픽에서 메달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아시아 선수로서는 역대 최고 성적 타이인 개인종합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 리우올림픽 4위 이후 상실감 커

하지만 손연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진로를 고민했다. 당신 22세의 나이이지만, 리듬체조 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였기 때문이다.

손연재는 리우올림픽이 끝난 뒤 “런던 대회 때는 올림픽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지만 리우 대회 때는 힘든 것밖에 없었다”면서 “그만하고 싶단 생각이 하루 수십 번 들었다. 작은 부분 하나하나 싸워 이기며 여기까지 왔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해 쉬고 싶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렇다고 선수로서 은퇴까지 결심하지는 않았다.

문제는 지난해 11월 불거졌다. ‘최순실 게이트’ 논란 과정에서 2014년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시달린 것이다.

 

◆ 늘품체조 참석 알려지며 악성댓글 시달려

KBS의 보도가 발단이 됐다. ‘피겨 요정’ 김연아가 2014년 늘품체조 시연회 참석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박근혜 정부에 “찍혔다”는 내용이었다. 또 김연아는 2015년 8월 15일에는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민 대합창-나는 대한민국’ 콘서트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잡은 손을 빼는 불편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후 김연아는 대한체육회가 선정하는 2015년 스포츠영웅 선정 과정에서 12명의 후보 가운데 인터넷 투표에서 82.3%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도 최종심사에서 제외되는 불이익을 받았다고 KBS는 덧붙였다.

이후 김연아가 거절했던 늘품체조 시연회에 손연재가 참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손연재는 수많은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손연재가 지난내 2월 대한체육회 체육상 대상을 받은 배경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갤럭시아SM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체육회와 대한체조협회를 통해 시연회 참석요청 공문을 보냈다. 체조선수로서 국민에게 좋은 체조를 알린다는 취지로 참석했을 뿐”이라며 “대한체육회 스포츠영웅 리스트와 체육상 대상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손연재에 대한 비난은 끊이질 않았다.

결국 마음고생을 한 손연재는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평범한 대학생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손연재는 대학생으로서 학업을 마칠 예정이며 중국이나 미국에서의 지도자 생활 등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리우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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