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한반도 배치를 결정한 ‘사드(THAAD·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인해 중국의 도를 넘은 보복 조치와 함께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계속돼 한국이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에 전혀 무용지물이라는 주장과 함께 사드가 아닌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북한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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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오늘 또 탄도미사일 4발 발사

북한은 한미 연합 독수리훈련 엿새째인 오늘(6일) 오전 7시 36분쯤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비행 거리는 약 1000여km였다.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 수발은 정상적으로 비행해 비슷한 거리를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오늘 4발의 미사일을 쐈고 이들 가운데 3발은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지난달 12일 북극성 2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지 22일 만이다.

 

중국 관광객들

◆ 중국 ‘사드 보복’ 수위 계속 높여

또 중국은 한국을 향한 ‘사드 보복’ 조치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 2일 중국 국가여유국은 베이징 일대 여행사를 소집한 회의를 열어 한국행 여행 상품에 대해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전면적인 판매중단을 구두 지시했다. 한국행 단체관광은 물론 자유여행이더라도 온·오프 여행사를 통해 항공티켓을 끊고 한국으로 출국하는 것도 금지됐다.

지난해 말 한국행 단체여행 정원을 20%가량 축소한 것에 이어 한국 관광산업을 겨냥한 사드 보복 조치를 노골화한 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지난달 말 롯데가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자 롯데가 중국에서 운영하는 유통시설에 대한 일제 점검을 진행하면서 중국 내 운영하던 롯데마트 4곳에 대해 영업정지 조치까지 내렸다.

롯데뿐 아니라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은 최근 ‘2017년 1월 불합격 화장품 명단’에 한국의 대표적 화장품 업체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브랜드 제품 세 가지를 포함했다.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금한령(禁韓令·한류 금지령)’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한국 드라마 ‘도깨비’가 최근 중국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는 최근 중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여우쿠(youku) 등 공식 플랫폼을 통한 한류 프로그램의 업데이트를 중단시킨 것과 유사한 조치로 보인다.

 

◆ 외교부는 여전히 안일한 대응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여전히 안일하고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 압박이 가시화되던 지난해 7월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는 국회 긴급현안질문 답변에서 "기본적으로 한·중 관계가 고도화 돼있다. 쉽게 경제 보복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런 우려의 소지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중국 정부 측에서 경제 제재를 취하겠다는 얘기도 없었고, 그런 걸 시사하는 발언도 없었다"며 "앞으로도 그런 게 있을지에 대해 꼭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의 보복은 현실이 됐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중국과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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