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극적으로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16강에 올랐다. 그러나 일본을 살린 것은 미래라고 극찬했던 구보 다케후사가 아니었다.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기록한 4골 가운데 3골을 넣은 도안 리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일본은 27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2017 FIFA U-20 월드컵 D조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전반 3분과 7분에 각각 리카르도 오르솔리니와 주세페 파니코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지만 도안이 전반 22분에 이어 후반 5분에 연속골을 넣으며 비겼다.

이로써 일본은 1승 1무 1패(승점 4)의 기록으로 이탈리아와 동률이 됐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D조 3위가 됐다. 이탈리아는 골득실 +1로 골득실 -1의 일본에 앞서 D조 2위를 차지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득점없이 비긴 우루과이는 2승 1무(승점 7)로 D조 1위에 올랐다. 남아공은 1무 2패(승점 1)로 최하위로 탈락했다.

일본은 조 3위를 차지한 여섯 팀 가운데 4개 팀이 차지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를 따냈다. A조 3위를 차지한 아르헨티나(1승 2패, 승점 3)에 승점이 앞서고 B조 3위인 독일(1승 1무 1패, 승점 4)에는 다득점에서 앞섰다. 일본은 독일과 승점은 물론 골득실까지 -1로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4-3으로 앞섰다. 일본은 조 3위를 차지한 다른 조의 두 팀에 앞서 E조와 F조의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와일드카드를 차지했다.

일본을 살린 것은 바로 도안이었다. 도안은 지난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아공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역전 결승골을 넣으며 일본의 2-1 역전승을 이끌어낸데 이어 이탈리아와 경기에서도 추격골과 동점골까지 멀티골을 터뜨렸다.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넣은 4골 가운데 3골을 모두 도안이 넣었다.

사실 도안의 활약은 별스럽지 않다. 많은 일본 언론들이 구보를 일본 축구의 미래라고 추켜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인 에이스는 바로 도안이다. 도안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선수권에서 일본을 대회 첫 우승으로 이끌었다. 비록 도안은 대회에서 1골밖에 넣지 못했지만 미드필더로서 맹활약하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도안은 아직 19세에 불과한 어린 선수지만 이미 2015년 소속팀인 감바 오사카를 통해 데뷔했다. 지난해까지는 단 1골도 넣지 못했지만 올 시즌에는 J리그 정규리그에 7경기에 나서 3골을 넣었고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와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도 1골을 넣기도 했다. 아직 등번호는 38번으로 후보에 불과하지만 좌우 측면 미드필더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앞으로 두고두고 도안이라는 이름을 기억해야 할 것 같다. 

일본은 도안 덕분에 오는 3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베네수엘라와 16강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베네수엘라는 B조에서 10골을 넣고 무실점으로 3연승을 거두고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이 가운데 7골은 최약체 바나투를 상대로 한 것이어서 일본으로서는 충분히 해볼만 하다.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살아남으로써 다음달 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한일전 가능성도 남겨놨다. 한국과 일본이 4강까지 진출한다면 결승 진출을 놓고 한일전이 성사된다. 개최국 한국과 지난해 AFC U-19 선수권 우승팀인 일본이 다크호스로 떠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출처=FIFA 공식 홈페이지 캡처>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