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가 추석 극장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3일 연속으로 좌석점유율 1위, 박스오피스 3위에 올라 있다.

6일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범죄도시'는 5일 관객 27만 7225명을 동원하며 '남한산성'(59만 9725명)과 '킹스맨: 골든 서클'(30만 6418명)에 이어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했다. 스크린수는 개봉 당일 600개관에서 5일 871개관으로 대폭 늘었다. 대작들 사이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뿜으며 기대를 모으는 '범죄도시'가 입소문을 타는 이유 세 가지를 짚어본다.

 

 

1. 흑사파와 왕건이파 '실화'

'범죄도시'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소탕작전'을 그린다. 이 영화가 힘을 얻는 이유는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데 있다. '범죄도시'는 먼저, 2004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차이나타운에서 있었던 '왕건이파'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왕건이파는 당시 유흥업소를 상대로 금전을 갈취하고 폭력을 휘둘러 구속 영장을 받았다. 여기에 2007년 가리봉동 차이나타운을 거점으로 조직된 연변의 '흑사파' 사건이 섞였다. 당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폭행 혐의 등으로 흑사파 두목 양보씨 등 7명을 구속하고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범죄도시'의 많은 장면들이 영화적으로 꾸며졌지만, 허구인 것만은 아닌 셈이다.

 

 

2. 액션과 코미디 사이, 마동석

'범죄도시'는 무겁고 잔인한 이야기과 정통 액션 사이 코미디를 자연스럽게 녹아내 관객들에게 친근한 웃음을 유발한다. 이를 이끌어낸 것은 배우 마동석이다. 강력한 형사 마석도를 연기한 마동석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몸과 이미지를 아낌 없이 사용한다. '베테랑'의 아트박스 사장님과 '부산행의 윤상화, 두 캐릭터의 장점을 모았다. 액션은 통쾌하고 우락부락한 이미지에서는 유머가 생긴다. 마석도는 한 손으로 칼 든 깡패를 제압하고 한 방에 상대를 나가떨어지게 한다. 단순한 캐릭터지만 시시하지 않고 꽤 그럴듯하다. 애드리브처럼 툭툭 던지는 대사들도 감칠맛을 더한다.

 

 

3. 지독하게 악랄하다, 윤계상의 장첸

윤계상의 악역 연기 또한 화제에 오르고 있다. 부드럽거나 찌질한 이미지가 강했던 윤계상이 신흥범죄조직의 보스 장첸으로 등장해 극악무도한 행동을 서슴없이 벌인다. 사람을 죽이는 데 망설임이 전혀 없고, 생각과 기분을 예측하기 힘들다. 그의 잔인함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어리고 약한 이들마저 해한다. 도끼를 휘두르는 윤계상의 장첸은 관객들이 긴장감을 한 시도 놓을 수 없게 한다. 윤계상은 장첸을 연기하기 위해 걸음걸이는 물론 헤어스타일과 말투까지 신경썼다. 긴 머리를 틀어 올려 묶었고, 조선족의 말투를 중저음으로 소화해 완벽한 악인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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