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일가족 살해사건 피의자의 아내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는 3일 용인 일가족 살해사건 피의자 김모(35)씨의 아내 정모(32)씨에 대해 존속살해 공모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달 21일 어머니(55)와 이부동생(14), 계부(57)를 살해한 사건을 남편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1일 오후 3시께 김씨가 정씨에게 전화해 "둘 잡았다. 하나 남았다"고 말한 점 등으로 미뤄 정씨가 사전에 남편의 범행을 알았거나 공모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 정씨가 지난 1일 뉴질랜드에서 두 딸을 데리고 자진 귀국할 당시 “김씨의 범행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가 2일 조사에선 범행 당일 밤 묵고 있던 콘도에서 남편으로부터 범행 사실을 들어 알고 있었다고 진술을 번복한 점에도 주목했다.

귀국 당시 정씨가 소지하고 있던 태블릿 PC에서는 ‘찌르는 방법’ ‘경동맥 깊이’ ‘망치’ ‘범죄인 인도 조약’ 등 범행 방법 및 해외 도피와 관련한 검색 기록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정씨는 태블릿 PC는 남편이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평소에도 가족을 죽이겠다는 말을 자주해 범행을 털어놨을 때 농담하는 줄 알았다”며 범행 공모나 가담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측에 따르면 김씨가 범행 진행 상황을 아내 정씨에게 은어로 알린 점으로 미뤄볼 때, 사전에 두 사람이 살인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있어 정씨를 구속해 조사하는 한편, 금융·통신 내역 등을 두루 살펴볼 계획이다.

한편 뉴질랜드 영주권자인 김씨는 사건 직후인 지난 23일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로 출국했다가 2005년 일으킨 절도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돼 구금된 상태다.

사진= YTN뉴스 영상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