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가 '제 1호 탈북 여간첩'으로 불리는 원정화 간첩 사건을 재조명했다.

 

 

9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원정화라는 탈북 여성과 엮인 황 모 중위와의 인터뷰, 그리고 원정화의 목소리가 담긴 자료를 공개했다.

원정화는 탈북자 신분으로 위장해 국내에 정착해 사업가로 활동했다. 그는 육군 정훈장교로 근무하던 황 중위와 연인 관계를 맺었다. 그는 탈북자로 군부대를 돌며 반공 강연을 하다 다수의 남성에게 접근해 군사 기밀 등을 빼내 북측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황 중위는 원정화가 간첩임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아 20대에 3년 동안 복역했다. 이 사건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큰 화제가 됐다. 원정화는 이로 인해 '한국의 마타하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제작팀은 원정화가 특수 훈련을 받고 한국에 잠입한 간첩이라는 2008년 수사 결과 발표가 부풀려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제작팀은 원정화가 직파 간첩이 아니라 중국을 넘나들며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북한에 포섭된 간첩에 가깝다고 주장을 제시했다. 또, 이명박 정부가 광우병 촛불 집회로 위기에 처하자 시선을 돌리기 위해 이러한 수사를 강행했다는 주장도 전했다.

제작진은 먼저 원정화 부녀를 잘 안다는 사람을 만나 인터뷰했다. 북한에서 의사로 일하던 그는 원정화의 친부를 치료했다고 전했다. 그는 원정화가 혁명열사 집안이었다는 것에 대해 "그런 사람들은 (국가에서) 다 대우해준다. 집도 사주고. 고난의 행군 시기도 다 봐준다. 무슨 혁명가, 혁명 운동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추적 끝에 원정화를 찾았다. 원정화는 식당 종업원으로 살고 있었다. 그러나 취재 도중 경찰차가 나타나 원정화를 데려가는 등 수상한 일이 벌어졌다.

제작진은 이어 황 중위를 만났다. 황 중위는 "원정화가 자신의 자살시도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의심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규연 JTBC 탐사기획국장은 "분단국가로서 간첩 색출은 당연히 필요하고, 묵묵히 애쓴 많은 수사관들이 있었기에 우리의 안보가 유지됐지만 잘못된 수사관행이나 조작으로 한 젊은이의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졌다면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원정화는 과거 TV조선 '대찬인생'에 출연해 과거사를 공개하기도 했다. 방송에서 원정화는 "특수 훈련을 받은 뒤 중국으로 파견돼 남한 사람과 탈북자들을 잡는 일을 했다"며 "이후 한국 남자로부터 정보를 빼내려다 연인 관계로 발전해 임신까지 하게 됐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남한으로 침투할 좋은 기회라며 침투 임무를 주었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방송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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