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작 다큐멘터리가 브라운관을 타고 1인가구 시대에 감흥을 일으켰다. 지난 3일 종영한 SBS 창사특집 '나를 향한 빅퀘스천'이다. 일과 사랑에 대한 가치를 찾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은 짝과 사랑, 부부, 그리고 일을 다뤘다. 특히 사랑의 본질과 가치를 찾기 위해 중국, 인도, 영국 등 세계 다양한 곳의 삶을 조명해 싱글족들로부터 큰 공감을 이끌어 호평을 받았다. 1인가구 시대, 싱글들이 공감한 '나를 향한 빅퀘스천' 포인트 세 가지를 짚어본다.

 

 

1. 비혼식

진정한 짝을 찾아서 사랑할 수 있을까. 짝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사랑을 선택한 '비혼식'이 최근 트렌드로 떠올랐다. '나를 향한 빅퀘스천'은 비혼식을 올리는 한 여성을 비췄다. 그는 누구의 손도 잡지 않고 홀로 등장해 스스로에 대한 약속인 '독립선언문'을 읽고 다시 홀로 식장을 떠났다.

사회자로 참석한 윤시윤은 신부에게 비혼식을 다짐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비혼식의 주인공은 "나이 마흔이 되면 그 나이를 기념하는 파티를 하고 싶었다"면서 "결혼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겠다는 거다, 결혼이란 제도 때문에 나이가 많으니 빨리 가라고 밀어부치는 모습이 부담스러웠다"며 생각을 밝혔다.

그의 말처럼, 현대 사회에서 결혼은 삶에서 꼭 거쳐야 할 관문이 아니라 하나의 선택이 됐다. 윤시윤은 방송에서 "당당함과 자신감, 자신의 소신이 있기 때문에 나 자신을 사랑한다고 선포할 수 있는 것 같다"며 비혼식 주인공의 생각을 존중했다.

 

 

2. 인형과 사는 남자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의 마음을 얻고, 일상을 공유하고, 삶을 함께 꾸리는 건 낭만적이고 멋진 일이지만 때로 지나친 에너지 소모를 요구한다. 혼자는 외롭지만 그렇다고 인간을 만나긴 귀찮다. 일본인 나카지마 씨는 사람과 비슷하게 생긴 인형 메구미와 함께 살며 남들과 다른 행복을 찾았다.

그는 메구미가 사람처럼 느껴지느냐는 질문에 "보기에도 귀엽지 않냐. 같이 있으면 애정이 생긴다. 모든 것을 돌봐줘야 한다. 인간이라면 스스로 할 일들도 제가 도와줘야 한다. 옷 입는 것부터 씻는 것까 제가 다 도와준다. 아마 함께 살아보지 못한다면 이 기분을 모를 것"이라고 답했다.

나카지마 씨는 인형과 함께 사는 게 좋은 이유로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함께 할 수 있어서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사람에게는 고유의 취향과 성격이 있어서 서로 맞춰 가야 하지만 인형과는 그럴 필요가 없어서 좋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3. 폴리아모리

한 번에 꼭 한 사람만 사랑해야 할까? 폴리아모리는 서로의 동의하에 두 사람 이상을 동시에 사랑하는 다자간의 연애 및 사랑이다. 폴리아모리는 일대일의 관계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일부일처제 관계에 파문을 던진다. 얼핏 보면 외도와 비슷해 보이지만 다자간의 합의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나를 향한 빅퀘스천'은 폴리아모리로 가족을 이룬 부부를 찾았다. 캐나다에 사는 네키는 자신의 파트너라며 캐서린과 사라, 두 사람을 소개했다. 캐서린은 폴리아모리에 대해 "당신과 당신의 배우자가 여러 명의 상대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우리가 오랜 시간 동안 옳다고 생각해온 규범에 도전하는 거다"고 설명했다.

세 사람은 폴리아모리로서의 삶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대화를 꼽았다. 네키는 "결혼이나 연애는 결국 의사소통이다.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 출처=SBS '나를 향한 빅퀘스천' 방송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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