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의 시대. 그러나 ‘혼자 사는 여성’은 두려움을 간직하고 살아간다. 생필품을 구입하려면 택배도 받아야 하고, 집안의 유지 보수를 위해 수리도 맡겨야 하지만, 모르는 사람을 집에 들이기가 무섭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며 살아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데도 1인 여성 가구를 겨냥한 강력 범죄 소식은 잊을 만하면 들려온다. 옆에 있어 주지 못하는 가족들의 걱정 역시 깊다.

이런 1인 여성 가구에 도움이 되는 정책들이 최근 몇 년 사이 많이 도입되고 있다.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10년 전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서비스들이어서 조금은 더 나아진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여성 안심용 임대주택, 내년 본격 추진

 

정부가 추진하는 여성 안심용 임대주택 예산이 포함된 2018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이기도 했던 이 사업은 이에 따라 내년부터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 안심용 임대주택은 올해 국민 직접 제안을 통해 추진사업으로 선정된 6개 사업 중 최우선 순위에 있다. 이 6개 사업을 위한 ‘국민참여예산’ 422억1800만원 중 356억2500만원이 여성 안심용 임대주택에 투입된다. 역세권의 지역 원룸을 매입해 지어질 계획이며, 무주택 저소득 1인 여성가구에 시세보다 싸게 임대한다.

현재 운영 중인 여성안심주택으로는 SH공사에서 제공한 서울 구로구 천왕동의 천왕여성안심주택이 있다. LH는 내년 시범사업 형식으로 250가구를 공급하고 앞으로 더 늘려갈 계획이다. 지난 10월 LH가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국유지에 40가구 건설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것도 이 계획의 일부다.

2014년 공급한 천왕여성안심주택의 면면은 ‘여성 안심 맞춤형’이다. 무인택배, 외부 가스-전기-수도 검침 시스템과 이중 출입문, 방범창, 도난방지 커버, CCTV, 24시간 비상벨이 설치돼 있다. 또 이웃과 소통 가능한 커뮤니티 공간과 공용 세탁실, 부엌 등이 마련돼 생활 편의를 배려했다. 2018년부터 건설되는 여성안심주택 역시 이 같은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 안심귀가서비스, 연말 송년회도 걱정없어

 

 

혼자 사는 여성들은 밤 늦게 인적 없는 길을 지나 집으로 갈 때를 무서워한다. 특히 요즘처럼 연말 송년회 시즌에는 피치 못하게 늦은 귀가가 많아지는데, 이렇게 늦게 가는 여성을 표적으로 삼는 범죄 또한 많아져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시에서 시행 중인 ‘여성 안심귀가서비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1인 가구가아니더라도 귀가가 늦은 여성이라면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집 근처 지하철 역이나 버스 정류장에서 집까지 2인1조 스카우트 대원들이 도보로 안전하게 데려다 준다. 역이나 정류장 도착 30분 전까지 다산콜센터(120)에 전화해 서비스를 신청해 스카우트를 배정받고, 함께 귀가하면 된다.

주말과 공휴일은 이용할 수 없으며, 서울시 전 지역에서 이용 가능하지만 지역에 따라 요일별로 이용 시간이 다른 경우가 간혹 있으니 자신이 사는 지역 운영 방침을 확인하면 좋다. 보통 월~금요일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택시 안심귀가서비스, 어느 택시 탔나 알려줘요

귀가 시간이 더욱 늦어져 여성 안심귀가서비스나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택시 안심귀가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자신이 어디서 무슨 택시를 탔는지 최대 10개의 전화번호에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NFC 기능이 있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어야 하며, 택시마다 있는 NFC 태그에 폰을 대면 설치되는 ‘서울시 택시 안심 서비스’ 앱을 이용한다. 이 앱을 실행해 자신의 승하차 정보를 보낼 전화번호를 승객이 입력하는 방식이다.

늦은 시간 귀가를 기다리는 가족들이나 친한 친구들에게 승하차 정보를 전송해 두면, 쉽게 행적이 파악되므로 불필요한 걱정을 덜 끼치게 된다.

택시조차 잡기 어렵다면 밤 12시 이후 새벽 5시까지 40~45분의 배차간격으로 운행되는 심야버스인 ‘올빼미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2000원이 조금 넘는 요금으로 서울 전역으로 운행된다.

 

★여성안심택배함 ’누구나 이용가능’

 

이름은 ‘여성안심택배’이지만 집을 비울 때가 많은 1인가구는 물론 맞벌이 부부 등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한 것이 서울시 여성안심택배 서비스다. 서울 시내에 190개소가 있다.

인터넷 쇼핑 뒤 택배를 신청할 때 주소지에 가까운 여성 안심 택배함 주소를 기재하면 배송 완료 뒤 배송일시, 택배 보관함 번호, 인증번호가 수령인의 휴대폰으로 전송된다.

알림 문자를 받고 48시간 내에 해당 보관함에서 인증번호를 입력하면 보관함이 열리고 물품을 받을 수 있다. 이용요금은 기본적으로 무료이지만, 48시간을 초과하도록 가져가지 않으면 하루 1000원씩 요금이 부과된다.

 

★여성안심지킴이집, 불안하면 들어가세요

여성이 위급한 상황에 처했다고 느낄 때 긴급 대피할 수 있도록 24시간 편의점을 여성안심지킴이집으로 운영하는 서울시의 서비스이다. 서울 전역에 600개소가 운영중이다.

수상한 사람이 쫓아오거나 지켜보고 있다고 느낄 경우 지킴이집에 긴급 대피하면 긴급 보호가 가능하며, 비상벨(112 핫라인 시스템)을 통해 바로 경찰에 신고된다.

이후에는 출동한 경찰이 현장 조사를 진행하며, 편의점에서 귀가 신청을 하면 여성안심귀가서비스와 같이 스카우트가 집까지 안전한 귀가를 지원해 준다.

 

사진출처=서울시, SH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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