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부 성추행 피해를 폭로한 서지현 검사(45·사법연수원 33기)가 31일 “제가 왜 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는지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서 검사는 자신이 대리인으로 선임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46·사법연수원 32기)를 통해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 검사는 “장례식장 안에서 있었던 일(성추행 사실)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혼자만의 목소리를 냈을 때 왜 조직이 귀 기울일 수 없었는지에 주목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것은 저만의 문제가 아니다. 82년생 김지영의 문제가 김지영만의 문제가 아니듯 말이다”라며 “조직 내 성폭력에 대해 피해자는 자기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이야기했을 때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며 “폭력 피해자에 대한 편견 깨기, 성폭력 범죄에 대한 편견 깨기부터 시작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이 사건의 본질은 제가 어떤 추행을 당했는지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무엇이 문제였으며, 어떻게 바꾸어 나갈 것인가에 언론과 시민들께서 우리 사회 미래를 위해 집요하게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저는 제 사건에서 언급된 분들에 대한 지나친 공격, 인격적 공격을 원하지 않는다”고도 전했다.

 

31일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 로비에 전달된 서지현 검사 응원 꽃바구니[사진=SNS 캡처]

서 검사의 용기 있는 행동에 대중들도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날 한 인터넷 카페엔 “누군가 이 사진을 (서지현 검사에게) 전달해 주시길 바란다”는 글과 함께 통영지청 로비에 쌓인 꽃바구니 사진이 올라왔다. 꽃바구니에는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한편, 서 검사는 지난 26일 실명으로 검찰 내부망에 2010년 10월에 발생한 검찰 고위 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이후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에 법무부는 30일 “대검찰청에 서 검사가 제기한 문제 전반에 대해 철저히 진상을 조사해 엄정히 처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고, 법무검찰위원회도 검찰 성폭력 전수조사를 권고했다.

대리인으로 선임된 김재련 변호사는 서 검사와 이화여대 법대 동문으로, 성폭력, 양성평등, 이민정책 등과 관련한 소송과 공익소송 등을 많이 처리했으며, 2013년 6월부터 2015년 7월까지 개방직 공개채용 제도에 따라 여성부 권익증진국장을 맡아 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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