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 성추행과 조직적 은폐 의혹에 대한 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폭로가 화제가 된 가운데, 서 검사가 지난해 박상기 법무장관 측에 성추행 사실을 전달했지만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31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검찰 내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의 대학 동기이자 현재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김재련 변호사가 출연했다.

김 변호사는 “서 검사가 박상기 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후 공식 면담을 요청, 추석이 지나 박 장관이 지정한 사람을 만나 진상조사에 대한 요청을 했지만, 아무 것도 조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실제 박 장관에게 보고가 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할 바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지현 검사는 인터뷰에서 2010년 당시의 검찰 조직이 성추행 사건을 묵살했다고만 말했지만, 현 정부의 법무부-검찰 수장에게 성추행 사건이 전달됐다는 사실은 처음 공개됐다. 이는 양성평등을 강조하고 나선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과도 상반되는 행동이기에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사안을 엄중히 보지 못한 것도 모자라 늑장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서 검사의 '뉴스룸' 인터뷰 직후 "(서 검사의) 인사 관련해서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성추행 사건은 시간이 너무 지나고 당사자가 퇴직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규명하기가 힘들다"는 미온적인 입장을 내놨다가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았고, 파장이 확대돼서야 30일 부랴부랴 "철저한 진상조사, 강력한 재발방지책 마련"을 천명했다.

또한 김 변호사는 “(서 검사가) 인터뷰 후 법무부에서 서 검사에게 연락이 왔다. 그리고 진상조사단 꾸리는 것이 발표됐다. 대리인인 저에게 연락 오는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검찰 내부에서 "조직 내 문제를 밝히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서 검사는 그동안 끊임없이 조직 내에서 문제제기를 했지만 이뤄진 게 없었다. 이런게 지속되면 안된다는 생각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얼굴을 드러내고 피해사실을 얘기한거다”라고 힘주어 얘기했다.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 검찰 진상조사단에서 “공소시효를 따지지 않고 조사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지켜봐야 한다. 이렇게 꾸려진 진상조사단이 진정성 있게 조사하고 왜 법을 잘 아는 검사가 즉각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수 없었는지 원인을 들여다 봐야 한다”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사진=JTBC '뉴스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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